국제금융센터, 해외시각 점검…“전면적 수출제한 아니라도 규제는 장기화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등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를 둘러싸고 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경제영향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데 따른 경제 영향이 단기적·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 규제가 장기화되고 차질을 받는 부문이 확대될 경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영향 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제금융센터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확대에 대한 해외시각'을 종합한 결과를 보면 일본의 수출규제가 전면적인 수출제한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지만, 규제 자체는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일간의 높은 무역의존도와 밀접하게 연관된 공급체인, 일본 수출업체들의 부담 등을 감안하면 일본 이 한국에 대해 광범위한 금수까지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수출절차 부담이 일본 기업에 돌아가는 만큼 일본 정부가 심사목록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수출규제가 심사강화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일본 수출 업체들이 2~3개월 내 수출허가 취득 등에 적응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규제기간 측면에서는 한일 모두 먼저 양보하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데다, 각국의 국내 정치변수, 국제사회의 소극적 중재 등으로 단기간내 해결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응수한 것은 무역전쟁이 끝나기 어려움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고, BoAML는 양국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낮지만 단기간 내 해결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관망세와 한일 강대강 국면 등으로 갈등이 악화하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고, UBS는 단시일 내 긴장 완화가 어려우며 갈등이 장기화하고 분쟁 강도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경제 영향에 대해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과 영향이 확대될 것이란 시각이 엇갈렸다.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은 산업별 재고 보유에 따른 대응여지 등으로 단기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일시 차질을 빚을 수는 있겠지만 일본 부품업체들의 적응, 일본의 과도한 심사 자제 가능성 등에 근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성이 크다는 점과 일본 부품업체들이 2~3개월 내 수출허가를 취득하는 등 새로운 수출환경에 적응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실질적 금수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감당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고, BoAML도 이번 조치에 따른 무역차질은 관리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HSBC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추가 검사 강화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즈는 일본 수출 시스템 담당관리의 언급을 인용하며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한국경제나 글로벌 공급체인에 광범위하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에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는 기관들은 우리 측의 일본산 소재·장비 국산화 및 대체수입선 확보 노력에 따라 유동적이나,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광범위화될 경우 국내 주력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감안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수출규제 강화 품목을 확대할 경우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등 생산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고, BNP는 화이트 리스트 제외시 반도체 외에 전자부품, 의약품, 기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는 수출규제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부정적 영향이 제제부문 외에 여타 부문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미중 갈등으로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무디스도 일본이 장기간 특정 소재 수출을 불허할 경우 차질은 상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해외기관들의 경제영향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고 있지만, 반도체 등 부품 조달과 생산, 글로벌 공급체인 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측면에서 국내외 경제엔 큰 악재다. 이는 해당 품목의 생산 차질을 넘어 전반적인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번 갈등이 한일 양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들의 면밀한 분석과 치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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