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비비고죽’으로 가세
용기형 중심 상온 죽 시장판도 바꿔
450g·420g 대용량제품 HMR 공략
재료 고급화 외식수요 적극 유인 전략
쫓고 쫓기는 죽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비비고죽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다.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동원 양반죽 점유율이 빠르게 따라 잡혔다. 출시 1년도 안된 비비고죽이 시장 판도를 흔든 결정적 요인은 ‘파우치죽’을 내놓은 데서 비롯됐다. 동원F&B도 지난달 파우치죽 신제품을 출시하며 견제에 나섰다.
12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상온죽 시장에서 비비고죽은 36.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위인 동원 양반죽(41.6%)과의 격차를 5% 내외까지 좁혔다. 비비고죽은 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시장 점유율 20%대로 올라선 바 있다. 6개월 만인 지난 5월 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었다. 비비고죽 출시 전인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상온죽 시장 점유율은 동원F&B 65.3%, 오뚜기 21.1%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죽을 파우치와 용기로 양분화한 차별화 전략이 통한 것”이라며 “20년 이상 큰 변동이 없던 죽 시장에 후발주자로서 소비자 니즈를 파악, 선도적으로 파우치 제품을 낸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온죽 시장은 동원F&B가 1992년 ‘양반죽’이란 브랜드를 내놓으며 출발했다. 양반죽은 참치죽부터 시작해 전복죽, 쇠고기죽, 야채죽 등 20여 종으로 메뉴를 넓히며 28년간 죽 시장을 주도했다. 제품은 1인분 용기형(280g)으로 생산됐다. 소비자들이 편의점과 일반 마트를 통해 간편히 사 먹는 비중이 컸다.
하지만 용량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고, 이를 공략한 비비고 파우치죽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자 동원F&B도 지난달 ‘양반 파우치죽’을 내놓았다. 비비고 파우치죽과 양반 파우치죽의 중량은 각각 450g, 420g이다. 1~2인분으로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형 제품인 셈이다.
동원F&B 관계자는 “기존 냉장으로만 제조하던 파우치죽을 상온 죽으로까지 확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라며 “양반 파우치죽은 가마솥 전통 방식으로 갓 만들어낸 품질의 죽을 담았다”고 했다.
실제로 3045 주부가 주요 타깃인 파우치죽 시장은 현재 월 30억원 규모로 점차 커지고 있다. 유통경로도 확대됐다. 지난해 1~3분기 대형마트와 체인슈퍼에서 상품죽 판매 비중은 전체 시장의 약 30%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5%가량으로 높아졌다. 가정간편식 파우치 제품에 친숙한 주부들의 호응이 크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상온죽 개발은 원재료의 맛과 형태를 최대한 보존하고 쌀알의 살아있는 식감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비비고 국물요리 제조 노하우, 상온 HMR 기술력을 죽 개발에 접목했다. 쌀은 자가도정 기술을 적용해 맛과 형태를 보존하고 쌀, 육수, 고형물 등 모든 재료들이 잘 어우러지도록 관련 기술을 집중했다.
동원F&B는 죽을 미리 끓이고 용기에 담는 것이 아니라 쌀알과 원재료를 함께 끓여낸 가마솥 전통 방식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쌀알이 뭉개지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업계는 올해 상온죽 시장이 1200억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닐슨에 따르면 국내 상온죽 시장은 2015년 410억원, 2016년 563억원, 2017년 717억원, 2018년 884억원으로 매년 20% 이상씩 성장세다.
특히 CJ제일제당과 동원F&B는 상온죽 품질을 죽 전문점 수준 이상으로 구현해 외식 죽 수요까지 잡는다는 전략이다. 외식을 아우르는 죽 전체 시장은 연간 5000억원 규모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최근 여름철 보양식 및 외식 전문점 수요를 겨냥한 녹두닭죽과 김치낙지죽 2종을 추가로 내놓았다. 동원F&B는 올 하반기 고급 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용기죽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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