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WTO의 공기압 밸브 분쟁 관련 결정, 한국의 승소 확정”
日경제산업성, “WTO 시정권고 한국 이행해야” 주장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리 정부가 11일 일본산 공기압 전송용 밸브에 대한 한일간 무역 분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승전보를 알렸다.
그러나 일본 정부도 한국이 사실상 승소한 공기압 전송용 밸브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최종심 판정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판정이 양국간의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 상소 기구는 전날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일본산 공기압 밸브에 관세를 부과한 조치에 대해 대부분의 실질적 쟁점에서 WTO 협정 위배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공기압 밸브는 압축공기를 이용해 기계적인 운동을 발생시키는 공기압 시스템의구성요소로 자동차, 일반 기계, 전자 등 자동화 설비의 핵심 부품이다. 반덤핑 관세부과 전 국내 시장에서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었다. 한국은 2015년 8월 일본 SMC에 11.66%, CKD 및 토요오키에 각 22.7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일본은 한국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2016년 3월 WTO에 제소했고 1심 패널은 덤핑으로 인한 가격 효과와 물량 효과 등 실체적 쟁점 9개 중 8개에 대해 한국에 승소 판정을 내렸다. 다만 일부 가격 효과 분석이 미흡해 덤핑에 따른 인과 관계 입증을 충분히 하지못했다며 실체적 쟁점 가운데 하나는 일본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상소 기구는 실체적 쟁점 9개 중 7개는 1심 판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또 1심에서 한국이 패소했던 일부 인과 관계 부분은 최종심에서 한국이 이겼다. 다만 가격 효과에 대해서는 이번에 일본에 유리하게 판정을 부분 번복했다. 상소기구는 가격 비교 방법이 부적절하고 고가 판매와 가격 인하 간의 합리적 설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실체적 쟁점 부분에서는 9개 중 8개 분야에서 승소한 것이다. 절차적 쟁점 4개 중 2개에 대해서는 일본의 손을 들어준 기존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WTO의 한일 공기압 밸브 분쟁 관련 결정은 한국의 승소를 확정한 것”이라며 “정부는 상소 기구의 판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산업성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WTO 상소기구가 한국에 의한 일본제 공기압 전송용 밸브에 대한 반덤핑 과세 조치가 WTO 협정 위반이라는 판단과 함께 시정을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경제산업성은 "보고서는 우리나라(일본)의 주장을 인정해 한국의 반덤핑 과세조치가 손해·인과 관계의 인정과 절차의 투명성에서 문제가 있어서 WTO 반덤핑 협정에 정합하지(맞지) 않다고 판단해 한국에 조치의 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보고서의 권고를 조기에 이행해 조치를 신속하게 철폐하기를 요구한다"며 "만약 한국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WTO협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항(보복) 조치를 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산업성의 이런 주장은 한국이 이번 판정과 관련해 실체적 쟁점에서 대부분 승리했다는 한국 정부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이런 발표에 따라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WTO 판정에서 일본이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하고 있다.
NHK는 WTO 상소기구가 한국에 시정을 요구하는 최종판단을 내려 일본이 승소했다고 보도했고, 교도통신 역시 관련 소식을 전하며 "WTO 2심도 한국에 승소"라는 제목을 달았다.
교도통신은 다만 "한국 언론들이 한국이 실질적인 쟁점 대부분에서 이겼다고 보도했고, 한국 정부가 현재의 조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정부가 대항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해 한일 관계에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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