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농가, 방역과 가격 폭락에 이중고
인체 무해함에도 막연한 불안감 퍼져
직거래장터·대형마트 등 할인 본격화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한돈 농가들이 돼지고기 소비 촉진에 발벗고 나섰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인체에 무해함에도 막연한 불안감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한돈 농가 비영리단체인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서울광장에서 여는 반값할인 행사를 비롯해, 유통업계 등과 연계한 대규모 할인행사를 11월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하태식 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장은 31일 오전 서울 명동의 한 돼지고기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SF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되고 가격이 폭락해 한돈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방역 조치로 발령된 권역별 이동제한 해제 등을 조만간 정부에 건의하고, 다방면으로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9일 경기 연천군 양돈농가(14차)를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확진 판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폭락한 돼지고기 가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0월 기준(30일까지) 돼지고기 도매가격(탕박·등외 제외)은 ㎏당 3156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19.3%, 평년보다 20.5% 낮은 수준이다. ASF 마지막 확진 판정 후 3주가 지났음에도 돼지고기 소비가 더욱 위축된 탓이다.
정상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돼지고기 가격은 현재 1㎏당 2700~2800원까지 떨어져 4200원인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돼지 한 마리당 15만원가량 판매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격 폭락의 가장 큰 이유는 불안심리에 따른 소비 위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10월 소비자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보다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은 45.4%(239명)에 달했다. 반면 늘렸다는 응답은 4.9%(26명)에 불과했다. 소비를 줄인 이유로는 ‘돼지고기 안전성이 의심되어’가 70.3%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위원회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ASF는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최초로 발병한 이래 약 100년 동안 인체 감염 사례가 없다. 또 ASF에 감염된 돼지는 전량 살처분·매몰 처리돼 발생농가의 돼지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
한돈 농가들은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 동아광장에서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한돈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삼겹살, 목심 등 다양한 부위가 50% 할인 가격에 판매된다. 1일부터 3일까지는 ‘서울김장문화제’에 참여, 행사 기간 중 2~3일에는 서울시청 앞 무교로에서 반값할인 직거래 장터를 연다.
유통업계와도 손잡았다.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 100g을 990원 이하에 판매하는 파격 할인행사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3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이마트는 11월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다.
하 위원장은 “한돈은 절대적으로 안전하고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소비를 꺼리며 국산 삼겹살이 식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 만큼 저렴한 국산 돼지고기로 영양과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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