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위험신호를 알리는 신호가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올해 경기 부진은 기업투자가 줄어든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정부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대기업 250개사, 중소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규제개혁에 대한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94.1포인트로 보통 수준인 100포인트에 미치지 못했다. 향후 규제 개혁성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30.6%로,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 10.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기업 현장에서의 규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규제를 풀어야 한다. 정부는 ‘규제혁신 5법’을 제·개정해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신산업 규제 완화를 중점 추진하고 있지만 한시적 규제완화이거나 그 대상도 중소기업에 편중돼 있는 경우가 많다. 투자 파급력이 큰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 차별 규제가 47개 법령에 188개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없이는 획기적으로 기업투자가 늘기를 기대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신규 상호출자 금지, 지주회사 행위규제, 상법상 대주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 사외이사 자격 제한 등 지배구조 관련 규제 등이 대표적인 대기업 규제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 중 과거 폐쇄경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제력 집중 규제, 글로벌 스탠다드와 비교해서 과도한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둘째,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매년 기업들의 규제 개선 과제를 정리하여 건의하면, 규제 관련 부처는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에 걸쳐 건의과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가 기업의 규제개선 과제를 수용한다고 발표해도 관련 법령의 개정이라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건의한 규제 개선과제를 정부가 수용하는 건수도 소수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규제완화로 인한 편익과 부작용을 따져보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처럼 경영환경의 변화 속도와 규제 개선의 속도 차이가 큰 상황에서는 산업현장에서 규제개혁을 체감하기 어렵다.
셋째,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 추진을 제고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다중대표소송 도입, 집중투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 지배구조 규제를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 기업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외에도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노동·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다수 있다. 이 법안이 모두 통과되지는 않겠지만 규제 강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업 활동에 리스크로 작용한다. 결국, 경영활동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이라는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저성장 기조를 탈피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규제개혁이라야 말로 저비용·고효율의 처방이다.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일관성있는 규제완화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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