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표' 첫 조직개편 단행…ICT 분야 조사 전담팀 신설
공정위 '플랫폼 전쟁'에 개입
시장지배적 지위 활용해 경쟁 방해·가격 통제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한다.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경쟁을 방해하고, 가격을 통제하는 기업들을 찾아 강력한 제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첫 대상으로 조사 착수 2년 만에 네이버, 구글을 내세웠다. 이어 야놀자, 부킹닷컴 등 온라인여행사(OTA)도 손을 본다.
공정위는 19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조사 전담팀(TF)을 구성, 지난 15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성욱 위원장이 취임 이후 단행한 첫 조직개편이다.
ICT 분야 전담팀 아래 온라인 플랫폼, 모바일, 지식재산권 등 3개 분과를 만들었다. 채규하 사무처장이 팀장을 맡고 시장감시국 직원 15명이 참여한다. TF 형식의 조직이기 때문에 기존 업무는 계속 맡는다. 업계·학계 전문가 풀을 만들어 외부 지원도 받는다.
송상민 시장감시국장은 "ICT 사건 처리에 대한 전문성과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다"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기업을 전담으로 맡는 TF를 구성하는 등 해외서도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집행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ICT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진행한다. 첫 타깃은 네이버다. 공정위 사무처는 전날 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지위 및 거래상지위 남용에 대한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 3건을 네이버 측에 발송했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조사가 약 2년 만에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이르면 다음달께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검색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사업자들의 경쟁을 막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쇼핑, 동영상 서비스에서 자사서비스를 우선 노출하고, 경쟁자를 차별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대해 다른 플랫폼과는 거래할 수 없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
다음 제재 대상은 구글이다. 네이버와 유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글이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유통업체를 상대로 자사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만 앱을 유통하도록 강요해 다른 경쟁자인 '원스토어' 등을 차별한 것으로 조사됐다. 늦어도 연말까지 구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밖에 조사 대상에 올라와 있는 기업은 야놀자, 부킹닷컴, 아고다 등 OTA다. 호텔 예약시장을 장악한 이들 업체가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국내 숙박업체에 '가격 동일성 조항'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숙박업체들이 자사 홈페이지나 다른 신규 OTA를 통해 객실을 싸게 팔고 싶어도 시장 점유율이 높은 OTA와 맺은 최저가 보장 계약 탓에 싸게 팔 수 없는 것이다.
송상민 국장은 "다른 OTA나 웹사이트 가격보다 최소한 같거나 싸게 객실을 달라는 것은 일종의 최혜국대우(MFN)"이라며 "신규 플랫폼이 가격을 싸게 해 시장 경쟁이 촉진될 여지가 있지만 가격 동일성 조상 탓에 모든 유통 채널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같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스웨덴 등 유럽 국가는 이런 점을 감안해 3~4년 전부터 글로벌 OTA의 최저가 보장 요구를 제재했다. 프랑스, 이탈리아는 아예 관련 법까지 마련했다. 공정위도 현재 실태조사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 제재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조성욱 위원장은 취임전 후보자 때부터 ICT 시장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8월 기자 간담회에서 "ICT 시장에서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관심이 있다"며 "플랫폼 기업의 정보독점력과 독과점 지위 이용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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