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당국 19일 홍콩 대자보 모두 철거
학교 처장 명의로, '대자보 철거' 성명 붙여
지난 13일에도 철거시도...“외부단체 대자보, 종종 실랑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한국외대 측이 재학생이 부착한 홍콩 관련 찬반 양측의 대자보를 학교 당국이 철거했다. 학교 당국은 “대자보를 부탁한 단체는 이전부터 학교 당국과 마찰이 있어왔던 단체”라며 학생들이 붙인 ‘자극적인 대자보’와 ‘유인물’이 학내 갈등을 초래하고 있어 철거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자보를 부착했던 ‘노동자 연대 학생그룹’과 그외 학생단체들은 21일 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내 대자보를 훼손한 학교 당국의 행정을 비판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당국은 19일 국제교류처장과 학생·인재개발처장 명의로 부착한 대자보를 통해 “학교는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키고, 면학분위기를 유지해야할 의무가 있다”면서 “무책임한 의사표현으로 학내가 혼란에 빠지고 질서가 훼손된다면 학교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외대에서는 홍콩 시위에 찬성하는 한국 학생들과, 반대하는 중국인 학생들 사이에 학내 대자보 부착을 놓고 갈등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학교 당국은 양측 학생간 충돌을 방지하고,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대자보를 철거했다는 것이다.
이에 학교 당국은 “무분별하고 자극적인 대자보와 유인물 부착으로 갈등관계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부단체의 홍콩시위 관련 대자보 교내 부착과 관련활동을 제한할 것을 안내해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모인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 대자보는 철거된 상태다.
학생들에 따르면 학교당국은 지난 13일에도 학생들이 부착한 홍콩 시위 지지 관련 대자보의 철거를 시도했다. 당시 학교 당국은 “대자보를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면서 “대자보를 부착한 단체와는 이전부터, 교내 대자보 부착을 놓고서 마찰이 있었다. 학내 소속 단체가 아닌 외부단체가 단체명으로 대자보를 부착했기 때문이다. 이번(홍콩 대자보 문제)에도 같은 방식으로 마찰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명했다.
학생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당시 학교 당국의 대자보 철거 시도를 목격한 어문계열 학과 재학생 김모(24) 씨는 “학교 당국에서 형식적으로 공평해야 한다며, 홍콩 시위와 관련된 찬반 대자보를 모두 떼겠다고 했다”면서 “학내 민주주의의 공간인 게시판에서 대자보를 떼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를 붙인 오수민(27) 씨는 현재 외대에 재학중인 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학내 구성원이 붙인 대자보를 갖은 이유를 대서 철거한 상황”이라며 “학교 당국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21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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