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검경 병원-동물병원 50곳 기획감사

환자 22명, 의료기관 등 수사·처분 의뢰

검은거래 가능성, 병·의원 솜방망이 처분 논란

사망자 명의도용, 허위보고, 진료기록부 누락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 20대 여성이 지난 1년간 25개 병원을 돌며 의료용 마약류 프로포폴을 무려 141회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포폴 ‘의료쇼핑’ 과정에서 사망자 명의도용, 허위 보고, 진료기록부 분식기재, 누락이 빈발했다.

병원의 의료용 마약류 관리에 여전히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프로포폴을 불법 관리한 병·의원 23곳과 투약자 22명이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프로포폴 관리 부실, 병·의원 비리 이미지 [연합]
프로포폴 관리 부실, 병·의원 비리 이미지 [연합]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검찰·경찰·심평원과 합동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 사용하여 불법이 의심되는 병·의원과 동물병원 50곳에 대해 기획 감시한 결과, 병·의원 19곳 및 동물병원 4곳과 불법투약이 의심되는 환자 22명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투약자는 검경에 수사의뢰했고, 병·의원 12곳 및 동물병원 4곳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검은 거래까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병·의원들에 대한 처분이 솜방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위반사항은 ▷프로포폴 과다 투약(병의원 13곳, 20명) ▷사망자 명의도용 처방(병의원 2곳, 환자 2명) ▷진료기록부에 따르지 않은 마약류 투약(병의원 5곳, 동물병원 1) ▷재고량 차이(병의원 3곳, 동물병원 2곳) ▷마약류취급내역 보고 위반(병의원 3, 동물병원 3곳) ▷저장시설 점검부 미작성(병의원 2곳, 동물병원 2곳) 등이다.

환자 A씨(25세, 여)는 1년간(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25개 병·의원에서 프로포폴을 총 141회 투약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약자 B씨는 2019년 1월 23일자로 사망신고된 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2019년 2월부터 8월까지 총 7회에 걸쳐 수면진정제를 총 504정(스틸녹스정10㎎ 252정, 자낙스정0.5㎎ 252정)을 C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 의원 C의사는 진료기록부에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기재하지 않고 D환자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했고, 모 동물병원 E원장(수의사)은 2019년 6월부터 11월까지 프로포폴을 실제 사용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을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에 거짓 보고한 뒤 사용후 남은 양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적발됐다.

다른 소규모 의원 F의사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메칠페니데이트를 실제로는 G환자에게 투약하지 않았으나, 해당 환자에게 7정을 처방·투약하였다고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에 거짓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기획감시는 지난 1년간(2018년 7월~2019년 6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보고된 의료용 마약류 취급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병·의원 40곳과 동물병원 10곳을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검찰·경찰을 비롯해 심평원과의 협력을 통해 면밀하고 전문적인 점검을 실시했다.

식약처, 대검찰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관세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프포포폴 의료쇼핑을 단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