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혁의 일본 T리그 진출을 알리는 T리그 홈페이지 기사. [사진=일본 T리그 홈페이지]
주세혁의 일본 T리그 진출을 알리는 T리그 홈페이지 기사. [사진=일본 T리그 홈페이지]
지난 달 일본 T리그의 오카야마 소속으로 돌풍을 일으킨 조대성의 경기 모습. [사진=T리그]
지난 달 일본 T리그의 오카야마 소속으로 돌풍을 일으킨 조대성의 경기 모습. [사진=T리그]

한국 바둑에는 전설적인 ‘사제대결’이 있다. 1989년 응씨배 우승을 시작으로 변방이었던 한국바둑을 세계 정상으로 이끈 조훈현, 그리고 ‘공이증(중국이 이창호를 두려워한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 바둑을 호령한 이창호. 이 둘은 한때 제자 이창호가 스승 조훈현의 집에서 머무르며 바둑공부를 한, 유명한 사제지간이었다. 맞대결에서 처음에는 조훈현이 압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자의 승률이 크게 높아졌고, 결국 이창호는 예상보다 빨리 스승의 집에서 나왔다. 이제는 한국바둑의 전설이 된 유명한 스토리다. 탁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전망이다. 세계탁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비전형선수인 주세혁(39)은 올해초 전격 선수로 복귀해 한국마사회의 창단 4개월 우승을 이끄는 등 베테랑 선수로 화제를 낳고 있다. 유럽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40대까지 다양한 형태로 선수생활을 하는 것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소속팀은 물론 각종 해외리그에 초청선수로 뛰고 있고, 상반기에는 ‘탁구신동’으로 유명한 조대성(17)의 개인코치를 하기도 했다. 조대성은 주세혁의 대광고등학교 후배다. 22살 차. 레전드 주세혁은 아들 같은 후배 조대성을 정성을 다해 가르쳤고, 조대성은 가을 들어 체코오픈에서 혼합복식과 남자복식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기대주로 성장했다.

조대성(왼쪽)의 개인 코치로 훈련을 시키고 있는 주세혁.
조대성(왼쪽)의 개인 코치로 훈련을 시키고 있는 주세혁.

흥미로운 것은 2년차를 맞고 있는 일본 T리그(프로리그). 주세혁은 선수복귀와 함께 지난 봄부터 류큐 아스티다 소속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내 일정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5승2패(.593)로 개인다승 4위에 올라 있다. 지난 해 최하위(6승2패)였던 류큐는 주세혁의 활약에 힘입어 올시즌은 우승을 다투고 있다(10승 7패 2위). 여기에 조대성은 지난 10월 말 오카야마(岡山) 리베츠와 계약을 맺었다. 오카야마는 지난해 준우승팀이지만 올해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꼴찌로 밀려나 있다. 위기 상황에서 한국의 신예를 긴급수혈한 것이다. 11월 두 경기에 나선 조대성은 개인전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다(3승1패, 다승 7위).한국의 종합선수권, 국제탁구연맹의 그랜드파이널 등의 일정으로 T리그에 출전하지 못했던 스승 주세혁과 제자 조대성은 12월 28, 29일 열리는 티리그에 나란히 출전한다. 그리고 28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홈팀 류큐와 원정팀 오카야마의 경기에 둘이 맞붙을 확률이 아주 높다. T리그는 1복식에 이어 2~5단식으로 승패를 가린다. 주세혁과 조대성 모두 단식만 뛰어왔고, 보통 2, 4, 5단식 중 2경기를 나가기 때문이다.

스승와 제자의 대결은 아직 한국에서도 없었다. 일본에서 펼쳐지는 한국 사제대결의 승자는 누가될까? 주세혁은 “글쎄요, 최근 (조)대성이의 기량이 워낙 좋아졌기에 제가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겠는데요”라고 전망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조대성은 구체적인 대답 대신 “진짜 모르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확실한 것은 순위경쟁이 치열하고, 승리수당 등 인센티브가 있는 T리그 분위기상 둘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주세혁의 절친한 후배이자, 조대성의 숙부인 조용순 경기대 감독은 “제가 (주)세혁이형한테 (조)대성이를 부탁했었지요. 아직은 경험이 많은 세혁이형이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