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보유만 대상+세제 혜택 적어, 매물 쥐고 있어
-거주 요건 강화로, 핵심지 아파트는 보유하고 지방 아파트를 팔 것 예상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생각보다 세금 혜택은 적고...돈이 급한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다주택자 매물은 안나오고 있어요.”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정부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서 다주택자에게 매각 가능한 퇴로를 마련해줬지만, 시장에선 아직 반응이 미지근하다.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에서 내년 6월말까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를 중과하지 않겠다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정작 이에 반응해 내놓은 매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대책은 다른 대책과 달리 6개월 시한부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이 기대돼왔다.
업계에선 해당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엔 상충되는 것이 많다고 설명한다. 우선 서울에서 정부가 집값 안정화의 목표로 삼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의 주요 아파트값은 대출 규제 대상이다. 수요가 줄어 매물을 내놓으면 하락한 가격에 거래될 전망인 데 다주택자 가운데 갑자기 자금이 필요한 이들을 제외하고 매물 가격을 내려 내놓기가 쉽지 않다.
또 ‘10년 이상 보유’ 역시 대상을 큰 폭으로 축소시킨다. 10년 이상 보유했던 경우에라도 세제 혜택이 중과가 줄어드는 것이지 세율 자체를 감면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효과가 없다고 설명한다. 현재 양도세 중과는 2주택자 10%포인트, 3주택자 20%포인트로 정해져있다.
임대사업자등록이 늘어난 것도 다주택자가 내놓을 매물이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까지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40만7000명으로 2017년말 26만1000명에서 크게 늘었다. 2016년 말에는 19만9000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2018년 ‘9·13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오기 전 주택을 매입한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 등록 시 양도세 중과를 받지 않는다. 사실상 늘어난 임대사업자는 양도세 중과가 이미 면제됐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이번 대책으로 나올 수 있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가늠하지 못했다. 유일한 퇴로인데 효과 예측마저 불분명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빈 집이 아닌 한 6개월은 물리적으로 주택 처분을 위한 시간으로 너무 짧다”면서 “대출도 규제해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차 계약까지 감안하면, 매매계약 성사가 기한 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을 내놓더라도 정부가 가격 억제의 목표로 삼은 서울 핵심 지역 외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양도세 감면을 위해 거주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에, 이른바 교통과 학군이 좋은 살기 좋은 곳은 매물로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1년 1월 1일 양도분 부터는 1세대 1주택자도 실거래가 9억원 초과 시,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최대 80%를 받기 위해선 10년 이상 보유에 10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라도 거주요건을 채우기 좋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두고, 다른 지역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 관계자들도 강남 아파트는 두고, 지방 이나 외곽 아파트를 먼저 처분한 것으로 보도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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