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 개편 ‘절반만’ 시도하자 시민사회 반발
서채완 변호사 “개인정보 들어간 주민번호 문제 많아”
참여연대 “주민번호 활용피해 커, 문제 최소화해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주민등록번호 체계 개편안을 놓고, 시민사회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민등록번호에 들어가는 성별과 생년월일까지 모두 빼야 바람직한 주민등록번호 개편”이라며 주민등록번호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개편안은 내년 10월 이후 발급되는 주민등록번호에서 ‘지역번호’를 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7자리 중 두번째~다섯번째 자리에서 지역번호가 들어갔는데 이를 임의로 채운다는 것이다. 시민사회계는 우려를 표했다.
서채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20일 전화통화에서 “현재 주민등록번호 체계는 주민등록번호 만으로 대상자의 개인정보가 식별이 될 수밖에 없는 형태”라면서“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지금까지 누적돼 온 손해가 큰 상황인데, 현재 정부는 예산을 문제로 전면 개편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처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안하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39개 단체 모임) 등은 전날 논평을 내고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주민등록번호 개편안은 반쪽짜리”라면서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논평을 통해 “개편안은 주민번호체계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다”라면서 “주민등록번호에는 성별·생년 등 고유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가 생길 수 있고, 소수자들이 차별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주민등록번호 13자리(앞자리 생년월일 6자리, 뒷자리 성별-지역번호 등 7자리)에서 뒷자리 7자리에 대한 개편안을 내놨다. 첫번째 자리 성별 표기는 그대로 둔 채로 그 뒷자리를 임의번호로 부여하는 것이 개편안의 골자다.
현행 주민등록번호 체계는 뒷자리 7자리를 ‘성별(1자리)-지역번호(4자리)-등록순서(1자리)-검증번호(1자리)’로 구성해왔다. 개편안이 적용된 후에는 뒷자리 7자리에서 성별을 제외한 나머지 6자리가 임의번호로 부여된다. 이번 개편안은 내년 10월 주민등록번호 발급자부터 적용될 방침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별’과 ‘출생년월일’까지 모든 번호를 임의로 부여해서,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소유자의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다양한 주민등록번호 개편 방안을 검토한 끝에 생년월일과 성별은 유지하는 현재 안을 내놨다는 입장이다. 전체 임의번호 지정 체계가 정착될 경우, 공공기관이나 병원, 은행, 보험사 등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기관들이 치러야 하는 추가 변경 비용이 크고,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게 행정안전부의 의견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시민사회계가 주장하는 전체 임의 번호 체계가 정착될 경우 약 11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참여연대는 “개편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주민번호 변경 불가 사유로 드는 것은 앞으로도 공공·민간영역에서의 광범위한 주민번호 활용을 허용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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