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 10명 중 3명 이상이 대졸 학력이 필요 없는 직군에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자가 많아지면서 생긴 학력과잉현상과 경기 둔화로 인한 실업률 증가가 복합 발생된 영향이다.
23일 한국은행(조사국 모형연구팀)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우리나라 대졸자의 하향취업률은 30.5%를 기록했다.
하향취업(under-employment)이란, 직업에 필요한 학력보다 높은 학력 소지자의 취업을 가리킨다. 이번 논고에선 4년제 대졸자가 고졸 이하의 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취직한 경우를 하향 취업으로 규정했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서 개별 취업자의 최종 학력 및 직업 정보를 비교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졸 취업자가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인 경우 적정취업으로 규정하고,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농림어업 숙련 노종자, 기능근로자, 장치 및 조립 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 그외의 직업을 가진 경우를 하향취업으로 분류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 결과 대졸자의 하향취업률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 3월부터 30%대에 진입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이날 “일자리-학력 미스매치는 장기적으로 학력과잉(overeducation)에 따른 인적자본 활용의 비효율성과 관련되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실업률, 고용률 등 전통적인 고용지표가 포착하지 못하는 일자리의 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졸자의 하향취업률 증가 추세는 고학력 일자리 증가(수요)가 대졸자 증가(공급)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반영한다”며 “경기순환 측면에서는 실업률이 상승하며 노동시장 유휴인력이 증가할 때 하향취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하향취업자가 향후 적정취업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계산한 결과 이른바 ‘일자리 사디리(job ladder)’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취업자 중 85.6%가 1년 후에도 여전히 햐항취업에 머물렀고, 9.8%는 그마나 있던 직장도 그만 둬 미취업자로 전환됐다. 4.6%만 적정취업자로 바뀌었다.
햐항취업시 적정취업의 경우보다 임금이 3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취업한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대졸학력에 따른 임금보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 과장은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금 격차도 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도록 만드는 유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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