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바뀐 규제 숙지
일부 고가 주택만 해당
내년 성장 정체 우려도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초강력 대출규제를 담은 12.16 부동산 대책이 23일부터 본격 시행됐지만, 은행권 반응은 비교적 차분하다. 이번 규제가 고가의 특정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핀셋 정책’ 성격이 강한 데다, 각 은행들이 이미 지난 주에 서둘러 영업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마쳤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별로 마련된 업무지침에는 대체적으로 ▷시가 적용방법 ▷LTV(주택담보대출비율)적용기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기준강화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담대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선 영업점 직원들은 본점 차원에서 마련된 업무지침을 숙지하고, 대출 고객들의 문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출 규제가 처음 시행되는 날인만큼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 안내를 위한 매뉴얼을 각 규제 항목별로 최대한 세세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시행될 새로운 예대율 산정기준과 맞물려 영업점별로 내년 대출실적 목표치의 조정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이번 대책이 은행 대출 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시가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분은 국민·신한·하나은행이 각각 3000억∼4000억원대 내외로 전체 주담대 취급분의 약 5% 안팎에 그친다”며 “"대체로 9억원 이상 주택 대상 '핀셋' 규제이므로 은행 대출 증가율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번 대출규제로 인한 수익성과 성장성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내년 KPI(핵심성과지표)에 반영될 대출실적 목표를 재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9.13 부동산 대책이후 부동산 담보출에 대한 규제 강화로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주담대 취급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내년도 예대율 산정기준 변경 등의 이슈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대출 규제가 더해진 만큼 대출실적 조정을 향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예상과 달리 12.16 대책 이후에도 주택가격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정책 기조를 변경할 수 밖에 없다”면서 “만약 원리금 분할 상환 확대, 총부채상환비율(DSR) 강화 등 부채 구조조정을 통한 주택시장 구조재편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면 은행들은 대손비용 증가 등 단기적인 이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우회로로 지적됐던 P2P(개인 간 거래) 대출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관련 업계가 자율규제를 통해 주택 매매를 목적으로 한 대출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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