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경고합니다. 저 김동명의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노동을 지킬 것입니다.”
93만여 명 규모의 노동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이끌 차기 위원장에 김동명(52) 화학노련 위원장이 선출됐다.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제27대 위원장·사무총장 선거에서 러닝메이트인 사무총장 후보 이동호(55) 전국우정노조 위원장과 함께 1580표를 얻어 당선됐다. 상대 후보 조(組)와 불과 52표 차였다.
이번 선거전은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는 ‘선명성 경쟁’으로 진행됐다. 특히 김동명 위원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보다 온건하고 실리적인 노동단체로 평가되는 한국노총 내부에서 상대적으로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이 때문에 앞으로 한국노총과 정부, 기업간 노사관계는 지금보다 긴장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도 김 위원장 선출을 계기로 ‘대화’보다는 ‘투쟁’, ‘온건’보다는 ‘강경’으로 노선을 조정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 선거 기간 더불어민주당과 맺고 있는 정책협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날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인사말에서도 직무급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민주노총에 ‘제1 노총’을 내준 한국노총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작년 말 집계에서 한국노총 조합원 수는 93만2991명으로, 처음으로 민주노총(96만8035명)에 밀렸다. 그의 선출은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평가다.
전통적으로 한국노총의 주축을 맡아온 공공·금융 노조보다 금속·화학노련은 상대적으로 강경 노선으로 분류된다. 한국노총에서 제조업 산별노조 출신이 위원장에 선출된 것은 장석춘 전 위원장(2008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선출 직후 인사말을 통해 “이 대회를 마치자마자 투쟁 현장으로 갈 것”이라며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노총 새 지도부는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IBK기업은행 노조를 방문한 데 이어 22일 오전에도 ‘기업은행 노조의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 출근 저지 집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이후 한국노총이 급격히 노선을 수정하기보다는 전술적으로 일정 기간 투쟁 쪽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화를 중시해 온 큰 틀의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국노총 위원장과 사무총장의 임기는 3년이다. 신임 위원장과 사무총장은 오는 28일 임기를 시작해 지도부를 구성하고 다음 달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취임식을 할 예정이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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