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속도,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보다 빨라
초기 증상 경미하고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 많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와 같다. 최근 며칠 새 연일 세 자릿 수의 새로운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전파 속도가 상당히 가파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바이러스 전파속도가 기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비교해 훨씬 빠르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확진환자는 27일 오전 9시 현재 1595명이다. 특히 이날 오전에만 334명이 새로 확진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코로나19는 37일만에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2000명은 시간 문제라며 최대 만명까지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환자는 첫 확진자가 나온 뒤 20일 정도까지 하루 몇 명씩만 발견됐지만 지난 18일 31번째 환자가 발생한 이후부터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31번째 환자가 다녀간 신천지대구교회와 경북 청도 대남병원 등 집단시설을 통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도 거의 매일 나오고 있다.
현재의 전파 속도는 지난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보다 빠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종플루의 경우 2009년 5월 2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81일만인 7월 22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었다.
코로나19의 전파가 빠른 것은 초기 증상이 경미하기 때문이다. 환자는 자신이 감염된 줄 모르고 평소와 같이 생활하며 다른 사람과 접촉하면서 전파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상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은 것도 감염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빠른 전파력에 보건당국도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이번 코로나19는 증상이 경미할 때부터 전파가 잘 이뤄지는 메르스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며 “발병 초기에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선 증상 초기부터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등교나 출근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중국 발생에 대한 역학적 특성을 연구한 최신 논문에서도 사스나 메르스는 대부분 병원에서 2차 감염으로 발생했지만 코로나19는 주로 밀접 접촉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만 논문은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더 전파가 잘 되는 것으로 보이나 아직 정확한 감염병 재생산지수(R0)를 추정하거나 전파 양상을 확정짓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의 상황을 볼 때 코로나19의 전파력은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 보인다”며 “앞으로의 확산 추세를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증상 초기에도 전파력이 강하고 아주 가까운 밀접접촉자가 아니더라도 전염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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