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우한 200여개 매장 재개
삼성물산·LF, 현지 공장 정상화 수순
코로나 확산에 국내 소비위축 장기화
패션기업들 매출 반토막으로 곤두박질
“고육지책 내놔도”…감소분 만회 역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한국 패션기업들이 중국에서는 한숨을 돌린 반면 국내에서는 유례없는 불황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문 닫았던 매장이 영업을 속속 재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위축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내 사업 정상화 수순=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휴점했던 중국 우한 내 200여개 매장을 다시 열었다. 중국 정부가 우한 쇼핑몰과 백화점의 잠정 휴점을 명령하면서 해당 시설에 입점한 자사 패션매장 300여개를 폐쇄한 지 한 달 만이다. 이랜드그룹은 나머지 100여개 매장도 점진적으로 재개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우한 내 매장과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 감면, 임대료 인하 등 다양한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패션공장에서 일부 의류를 생산하는 국내 패션기업도 한시름 덜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 에잇세컨즈의 신제품 가운데 30%가량을 중국 칭다오, 다롄의 협력공장으로부터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신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중국 공장이 빠르게 정상화됐다. LF도 중국 내 협력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위축 직격탄…“고객 뚝 끊겨”=패션기업들은 당장 해외보다 국내 상황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옷 장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백화점과 주요 상권에 매장을 둔 패션 브랜드들은 “이미 봄 장사는 망쳤다”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패션기업 관계자는 “매장에 봄 신상품을 계속 입고시키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는 탓에 매장이 텅텅 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백화점의 패션 관련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이달 1~11일 여성패션과 남성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51.8%, 4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여성패션(-36.9%), 남성패션(-30.5%)과 현대백화점의 여성패션(-46.2%), 남성패션(-39.2%) 매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보지 못한 최악의 매출 역성장”이라고 말했다.
▶온갖 아이디어 짜내지만…매출 감소분 메우기는 역부족=패션기업들은 소비위축을 넘기 위한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A 패션 대기업은 최근 7만여 명의 고객들에게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프로모션 문자를 보냈으나, 이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프로모션 응답률이 0.2%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버티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오프라인 매출 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눈길을 돌리는 업체들도 있다. 이랜드그룹은 자사의 온라인몰인 ‘이랜드몰’의 기획행사와 프로모션을 전년 대비 2배 늘렸다. 그 결과 올해 2월 이랜드몰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를 강화한 결과 올해 1~3월 매출이 2배 가량 늘었다.
다만 패션업계는 온라인몰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랜드, 한섬,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코오롱FnC 등 패션기업들의 전체 매출에서 오프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90%에 이르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수요가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비율은 제한적”이라며 “온·오프라인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이 먼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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