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조지아·체코 노쇼비체 등 수급차질
실적 타격 불가피…투자부담 커질 듯
현장 방역강화 속 품질향상 힘 쏟아
중국 부품공장 정상화는 그나마 다행
“미국 현지 공장은 현재 정상 가동 중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셧다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상과 육상으로 부품 공급이 이뤄져 수급 차질은 없지만, 앞으로가 고비다.” (미국 조지아 기아차 공장 관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공장 가동률 유지에 비상등이 켜졌다. 수요 부진으로 판매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현지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유럽에선 체코·러시아·슬로바키아에 해외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17일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앨러배마(현대차)·조지아(기아차) 공장을 비롯해 체코 노쇼비체 공장 등 각국 정부 지침에 따라 강력한 방역을 진행 중”이라며 “마스크 추가 지급 등을 검토 중이며 가동률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국내 공장의 단기 가동 중단으로 시작된 코로나19 충격파는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해외 공장들은 방역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 체코공장 관계자는 “코나EV와 i30 등 유럽 인기차종에 대한 수요가 여전해 대외 변수로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고객 인도가 더 늦어질 수 있다”며 “대리점, 생산공장 방역을 철저히 실시하는 동시에 (유럽 내)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부품 공장의 정상화가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부품공장이 100% 회복한 이후 각국 공장에서 부족한 생산량을 채우고 있어서다. 국내 공장 역시 특근을 재개하며 내수와 수출 재고를 충당하고 있다. 3월 현재 중국 공장 근로자 복귀율은 81%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면서 전망은 미지수다.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현대·기아차의 유럽과 미국 공장이 멈춘다면 상반기는 물론 연간 실적 목표까지 장담할 수 없다.
현대·기아차는 그간 아프리카·중동 시장의 판매 부진을 유럽·미국시장에서 상쇄해왔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판매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유럽과 미국 정부에서 외출이나 시위 등 소비 활동을 제약하는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매판매 기준 현대차의 미국 비중은 16%, 기아차의 북미 비중은 27%에 달한다. 유럽을 포함하면 소매판매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
현지에서 조업 중이던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공장들이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하늘길이 막히고 이동 제한에 걸리면서 정상적인 공장 가동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아차 조지아공장 관계자는 “판매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부품업체는 물론 완성차 공장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일시적인 가동 중단으로 타격은 더 클 것”이라며 “재고 관리를 위해 생산일정을 앞당기는 과정에서도 품질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저유가에 따른 신흥시장 수요 부진도 변수다. 실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유가 급락 시기에 러시아 수요는 53%(304만대→143만대) 급감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은 45%(373만대→205만대), 사우디아라비아는 44%(74만대→41만대) 감소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줄어들더라도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투자를 멈출 수는 없다”며 “저수익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한 투자 부담이 커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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