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이탈리아 명품 슈트를 걸친 보수적인 외모 속엔 반전 매력이 가득했다. 가속페달을 밟게 만드는 배기음과 폭발적인 힘에선 500여 회의 우승을 기록한 브랜드 철학이 엿보였다.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못지않은 엔트리 모델, 기블리 이야기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깎은 쿠페형 디자인은 준대형이란 크기를 잊게 만드는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실제 기블리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975㎜, 1945㎜다. 제네시스 G80보다 전장은 15㎜ 작고, 전폭은 55㎜ 크다. 운전석에선 작게 느껴지지만, 주차할 때는 크기를 실감하게 된다. 휠베이스는 3000㎜로 2열 공간에 부족함이 없다.
시승한 모델은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다. 그란루소보다 다소 공격적이다.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선은 3개의 독립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과 어울려 역동성과 날렵함이 돋보인다. 어댑티브 풀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는 전통적인 캐릭터 라인에 마침표를 찍는다.
실내는 절제미로 요약된다. 언뜻 보기엔 밋밋하지만 온통 최고급 소재다. 손으로 느껴지는 질감과 완성도가 만족스럽다.
파워트레인은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와 공유된다. 8단 ZF 자동 변속기에 자체 설계한 430마력의 V6 가솔린 엔진이 합을 맞춘다. 엔진은 페라리 마라넬로에서 마세라티를 위해 독점 제조된다. ‘오토 스타트&스톱’ 기술과 유럽연합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를 만족하는 강력하고 친환경적인 심장이다.
시동을 걸면 괴물의 포효가 실내외로 퍼진다. 주변의 시선이 느껴질 정도다. 가속페달의 깊이에 따라 배기음이 마치 연주처럼 들린다. 한 번 밟으면 계속 밟게 만드는 마성에 가깝다.
국내 도로 사정상 속도를 자주 줄였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제한속도를 넘기기 일쑤다. 이때마다 정밀한 브레이킹 기술에 또 놀랐다. 달리는 도중에서 정지 상태까지 빠르고 밀림 없이 차체를 잡아준다. 답력은 큰 편이다. 세게 밟으면 마지 벽에 발을 댄 것 같이 딱딱함이 느껴진다.
통합 차체 컨트롤 시스템(IVC·Integrated Vehicle Control)은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레벨2 수준의 ADAS 시스템은 질주마의 본성을 잊게 만드는 정확성이 돋보였다. 달릴수록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
드라이빙 모드 설정값은 눈에 띄게 달랐다. 특히 스포츠 모드가 발군이다. RPM이 올라가며 달릴 채비를 마치면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신발 끈을 묶는다. 전자식 서스펜션은 전체가 알루미늄이다. 어떤 도로 환경에서도 크게 튀거나 쏠리지 않았다.
그란스포트에 적용된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스포츠 페달도 레이싱 DNA를 자극하는 요소다. 시트는 12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스포츠 시트에 가깝다. 사이드 볼스터가 두껍진 않지만, 몸은 충분히 잘 잡아줬다.
반전은 승차감이었다. 배기음을 제외하면 거슬리는 소리가 없다. 전륜 더블 위시본 시스템과 후륜 멀티링크의 조합도 좋다. 노면 조건에 따라 댐핑력을 전자식으로 조절해 뒷좌석에 누굴 태워도 무안하지 않았다.
옥의 티는 센터 디스플레이다. 한글화 메뉴와 폰 프로젝션 기능은 잘 갖춰져 있으나 기본 내비게이션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공조 기능을 비롯한 각종 메뉴들을 몇 번의 터치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불편했다. 사운드 시스템의 입체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가성비가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기블리 S Q4’ 기본형이 1억3500만원, 그란루소와 그란스포츠는 각각 1억4600만원, 1억4700만원이다. 가격과 연비 측면에서 고민한다면 디젤 모델이 좋은 대안이다. 3000cc V6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 출력 275마력의 제원을 갖췄다. 가격은 S Q4 대비 200만원 정도 싸다.
정찬수 기자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