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오면 공장 폐쇄…현지 정부 강력대응에 발동동

제품.부품 물류 핵심인 트럭커들 확보 경쟁 벌써부터 치열

현지진출 기업들 방역 강화·부품 사전 확보 등 자구책 가동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 제조 현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 제조 현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산업부] “상황별 시나리오를 짜도 효과가 없습니다. 가장 최우선은 공장 셧다운을 막는 것입니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럽 확산이 본격화되며 동유럽에 몰려있는 국내기업 생산기지들이 사활을 건 방어전에 돌입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남부 유럽에 이어 동유럽까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동유럽 공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폴란드의 경우 확진자수가 지난 11일 25명에서 17일 현재 221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헝가리도 17일 현재 확진자가 50명까지 늘어났다.

▶동유럽 각국 강력 대응…물류 벌써 초비상=18일 업계에 따르면 동유럽에 생산법인을 둔 국내기업들은 기본적인 방역은 물론 생산설비 가동 정지, 부품소재 수급 중단 등 단계별 시나리오 가동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아직까진 제품, 부품 수급에 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유럽 전역으로 코로나19가 번지고 있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동유럽에 밀집한 가전, 자동차, 배터리 등 주력산업 업체들의 가장 큰 걱정은 공장 '셧다운'이다.

동유럽 현지의 국내기업 관계자는 “현지 정부 방침에 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는 즉시 전 직원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공장은 멈춰세워야 한다”며 “국내 공장의 경우 공장이 폐쇄되도 방역 작업이 이뤄지면 가동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동유럽 국가들은 아직까지 이같은 방침이 없어 공장이 한번 멈추면 언제 재가동될지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동유럽 각국이 국경 출입 통제를 강화하며 현지 물류 이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유럽에 생산법인을 둔 국내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다른 유럽 각국으로 운송을 해야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트럭커를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체코와 폴란드는 서로 각국 국경을 통제하고 있는데 여길 오가는 트럭커들은 2주간 격리에 들어가야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때문에 업체들 간 물류 이동을 위한 트럭커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이 상황이 심각해지면 제품, 부품 이동에 발이 묶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공장.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공장. [SK이노베이션 제공]

▶기업들 “셧다운 막자” 방역 등 분주=현지 국내기업들은 기본적인 방역부터 부품 사전 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이며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헝가리와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에 TV와 생활가전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양사는 현재까지 공장은 정상가동 중이라면서도 장기화에 대비해 사업장내 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열체크와 마스크 지급, 수시 방역작업은 물론 LG전자는 유럽내 일부 법인에서 재택근무도 돌입했다.

LG전자 역시 폴란드에 냉장고와 세탁기, TV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법인별 수요와 공급을 상세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생산, 공급망 관리, 재고 등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와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도 방역 강화와 함께 물류 차질로 인한 부품 수급에 대비해 수 개월 분량의 소재, 부품을 확보하고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부품 수급이 단기간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생산에 큰 지장은 없다”면서도 “상황별 시나리오를 마련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