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준비 미흡, 2023년으로
IASB 이사회 두번째 연장 합의
코로나19 여파 재연장 가능성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이 1년 더 늦춰졌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1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IFRS17 도입 시기를 2023년으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이사회는 미국,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한국 등 14명으로 이뤄졌으며 12명이 찬성표를 던져 안건이 통과됐다.
IASB는 “보험사의 전산시스템 개발 준비 등이 미흡하다”며 IFRS17 도입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오는 6월 IFRS17의 최종 개정 기준서를 공표할 예정이다.
앞서 IASB는 IFRS17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보험사들의 요청에 따라 시행 시기를 2022년으로 이미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향후 가입자에게 지급할 보험금(부채)을 가입 당시 원가가 아닌 시장 금리 등이 반영된 시가로 계산하게 되면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 자산이 크게 줄면서 지급여력(RBC)비율이 급감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특히 과거 5~6%대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부담이 더 커진다. 생명보험사의 확정금리형 보험상품 가운데 5% 이상의 고금리 상품 비중은 60%가 넘는다. 지난해말 자산운용수익률이 3.5%임을 감안하면 심각한 역마진이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2017년과 2018년 각 4조원씩, 지난해에는 2조5000억원 등 3년간 약 10조원 이상의 자본을 조달했다. 올들어서도 메리츠화재가 후순위채 1500억원을 발행했고, 동양생명도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시간을 1년 더 벌고 시스템 구축에도 여유가 생기게 됐다. 금융당국도 신지급여력제도(K-ICS) 적용을 IFRS17과 연동해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IFRS17 도입은 업계에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유럽 등 전세계 경기가 악화되면 향후 도입시기가 한번 더 연장되지 않을까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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