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110조…3년간 26%증가

환율변동 대비 환헤지비용 눈덩이

자금 조달 막히고 부도위험 노출도

국내 보험사들이 폭등한 환율 때문에 외환위험에 비상등이 켜졌다. 저금리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최근 해외채권 투자를 폭발적으로 늘렸지만 최근 금융시장이 공황에 빠지고 달러가 초강세를 이어가면서 손실 급증이 예상되면서다.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생보사들의 해외채권 등 외화유가증권 투자금액은 110조4000억원이다. 2017년 11월 87조6000억원에서 3년간 26% 증가했다. 외화채권을 2조원 이상 보유한 생명보험사는 지난해 11월 기준 11개에 달하고 있다. 한화생명 28조1000억원, 교보생명 19조3000억원, 삼성생명 16조7000억원, NH농협생명 13조4000억원, 동양생명 6조5000억원 순으로 많다.

최근 환율이 1달러당 1300원까지 치솟으면서 보험사들의 외화자산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변동에 대비한 환헤지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해외 채권 조달 비용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1년 미만의 단기 헤지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환헤지를 위한 통화스왑(CRS)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한국도 금리 인하에 나서며 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면서 채권 수익률 상승보다 환헤지 비용 증가분이 커지는 상황이 됐다. 배보가 배꼽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한화생명은 환헤지 부담에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익이 572억원의 전년보다 87.2% 급감했다. 해외수익증권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모두에서 손상차손이 증가했다. 해외투자를 늘린 농협생명도 2018년 환헤지 비용 확대로 986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적자에 빠졌다. 농협생명의 지난해 말 환헤지 비용은 1700억원에 달했다.

해외로부터의 자본조달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달러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업황도 불투명한 국내 보험사에 돈을 빌려주려는 투자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 3억달러(약 3495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던 동양생명은 고민에 빠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발행 시기를 고정하지는 않았다”며 “환율 등 시장 안정화를 지켜보며 발행시기를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해외 투자시 환헤지를 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외환스왑금리가 내려가 위험 회피 비용이 증가해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대형사들의 경우 헤지비용만 1000억대가 넘는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회사채의 경우 부도(default) 위험까지 커지는 모습이다.

한희라·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