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여의도 식당가 찾아가보니
점심에도 2~3개 테이블만 식사 ‘한산’
매출 40% 줄고 경영난으로 폐업까지
한시적 휴업·단축 영업 곳곳에서 속출
외식업계 누적 고객 감소율 66% 달해
“점심시간엔 빈 자리가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계속 서너 테이블 이러네요.”
지난 23일 오후 12시경 찾은 서울 여의도의 한 복합상가 내 고깃집은 한창 점심 손님이 몰릴 시간에도 테이블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3명이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 식당은 점심시간엔 국밥과 국수 등의 식사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위치한 한식 전문점도 점심시간이 무색할 만큼 한산했다. 3개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어있는 상태였다. 직원들은 가게를 서성이며 빈 테이블의 열을 맞추거나 옷 매무새를 다듬거나 했다.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공포에 오피스가 소상공인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거리엔 봄 기운이 완연해졌지만 여의도 식당가 곳곳에선 여전히 찬바람이 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재택근무가 이어지고 있고 각종 모임이 사라지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여의도 상가 대부분이 점심시간임에도 일부 유명 식당들을 제외하곤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소 줄이 늘어섰던 인기 식당들은 여전히 만석에 가까웠으나 대기 인원이 줄어든 건 마찬가지였다.
식당들이 밀집된 여의도 한 대형상가 내 분식집은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홀로 자리를 지키던 손님이 식사를 끝내고 나가자 가게는 이내 텅 비었다. 분식집 주인 안예순(66)씨는 “(코로나 19 이후) 손님이 절반 정도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 시간에 손님이 꽉 차야 하는데 지금(12시20분)까지 15명 받았다”며 “매출은 코로나 전보다 한 40%는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 주상복합 건물 1층에 위치한 쌀국수집도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점심시간이면 늘 만석이었다. 하지만 이날 12시30분경엔 3분의 1 가량만 테이블이 채워진 모습이었다. 같은 건물 지하에 위치한 마라탕집 역시 2개 테이블, 총 4명의 손님 만이 식사 중이었다.
이웃 삼계탕집은 한 테이블이 자리를 뜨자 직원 서넛 만이 텅빈 가게를 지켰다. 삼계탕집 직원 김모 씨는 “보통 하루에 150그릇씩 팔았는데 요즘엔 하루 매상이 20만원 이렇게 밖에 안된다”며 “저녁장사는 아예 안 되다보니 오늘(23일)부터 점심 영업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낙 장사가 안 되다보니 사장님이 가게를 다음달 말쯤에 접을 생각을 하고 있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면 (폐점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는데 막막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휴업과 단축영업에 돌입한 식당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 주상복합건물에 위치한 샤브샤브집은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인해 이달 31일까지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써붙이고 문을 닫은 상태였다.
증권사 건물 지하의 한 대형 식당도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고, 폐점 시간이 오후 10시였던 한 일식당은 이를 2시간 앞당겨 오후 8시까지 단축영업 중이었다. “저녁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보니 밤 늦게까지 영업할 이유가 없다”고 건물 관계자는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진행 중인 ‘외식업계 코로나 19 영향 모니터링’ 5차 조사(3월3~6일) 결과, 업소 600곳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조사에서 고객 평균 감소율이 29.1%였던 것과 비교하면, 고객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외식산업연구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했고,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권고와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위협의 현실화로 외식소비심리가 더욱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최근 관련 커뮤니티에선 코로나19 긴급경영자금 대출 관련 문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정지현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앞서 메르스 때는 감염자 수가 200여명 수준이었음에도 (외식업계에) 파급효과가 3개월 가량 지속됐다는 점에서, 감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는 코로나 사태의 파급효과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라며 “현재 정부에서 나온 지원책이 대출 이자를 낮춰주거나 상환을 유예해주는 정도인데, 실질적으로 감면을 해준다든지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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