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차환발행 급감 조짐
비우량사 부도 가능성도
책임 안지려 폭탄돌리기
[헤럴드경제=서경원·이승환 기자] 4월 회사채 ‘대란’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돈 줄을 쥐고 있는 정부와 한국은행, 은행권은 여전히 ‘폭탄 돌리기’ 중이다. 자칫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이 1년 중 가장 몰리는 다음달 신규 발행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24일 현재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금융투자협회에 대표주관계약서를 제출한 기업 수가 급감했다. 기업들은 보통 신규 회사채 발행 한 달 전 대표주관사와 발행사가 맺은 대표주관계약서를 금투협에 제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들어 대표주관계약서 제출이 현저히 줄었다”며 “대표주관계약서 제출 후 발행까지 보통 한달 걸리는 것을 감안하며 내달 회사채 신규 발행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으로, 금투협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4월 기준 역대 최대다. 4월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38조3720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짜 문제는 차환 발행이 안 되는 것”이라며 “특히 신용등급이 안 좋은 기업들은 차환 발행이 더욱 어려워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들이 차환 발행으로 회사채 만기를 연장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현금을 마련해 채권 보유자에게 원리금을 돌려줘야 한다. 금융기관 대출이 가능하다면 다행이자만, 그렇지 못할 경우 부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간 은행들은 손실위험이 큰 회사채를 매입하거나, 비우량 기업에 신용대출을 제공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적어도 손실보전에 대한 정부와 한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미국처럼 우리도 중앙은행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한은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법적으로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손실위험이 있는 채권에 대해서는 정부 보증 없이는 시행이 어렵단 이유다. 정부가 민간기업 회사채에 대해 보증을 서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한은이 일반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방안도 있다. 한은법 28·80조에는 금융기관의 신용공여가 크게 위축되는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민간과의 거래 제한 규정에도 불구, 금융통화위원회 4인 이상 찬성으로 영리법인에 여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한은은 1차 대상을 증권사, 보험사, 여신금융사, 금융공기업 등 비은행 금융회사라고 좁혀 잡고 있다. 예외적으로 비금융 기업 회사채 매입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한은법 상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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