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라인 62점, 매매시장 침체에도 청약열기 고조

10억원 안팎 시세차익 기대감 현금부자 몰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청약시장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강남권에서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신반포’의 청약 당첨가점이 최고 74점, 최저 62점을 나타냈다. 최근 각종 규제와 보유세 부담,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심리는 얼어붙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청약’에는 자금력과 청약가점을 두루 갖춘 현금부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르엘 신반포 조감도 [롯데건설]
르엘 신반포 조감도 [롯데건설]

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르엘신반포의 추첨제 물량(전용 100㎡ 4가구 제외)의 평균 당첨가점은 67.8점으로 집계됐다. 부양가족이 3명인 4인가구가 무주택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을 모두 채워야만 받을 수 있는 청약가점인 69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고 당첨가점은 전용면적 59㎡와 84㎡B에서 나온 74점이었다. 5인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다. 청약 커트라인(최저가점)은 전용 54㎡의 62점이었다. 3인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수인 64점보다 2점 부족한 수준이다. 당첨가점은 지난해 11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후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르엘신반포센트럴’의 최고, 최저점인 79점, 69점보다는 낮지만, 같은 달 분양한 강남구 대치동 ‘르엘대치’의 점수(69점·64점)보다는 높다. 올해 서울에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는 처음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의 당첨가점은 주택형별로 56~79점이었다.

르엘신반포는 신반포14차를 재건축해 지하 3층, 지상 22~34층, 3개동, 280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분양가는 3.3㎡당 4849만원이다. 전용면적별 가격은 54㎡ 10억1400만~11억37000만원, 59㎡ 10억9500만원~12억3000만원, 84㎡A 15억2400만~16억5300만원, 84㎡B 14억8300만~16억7200만원, 100㎡ 17억6400만~19억6700만원이다. 소규모 단지인 데다 전 가구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함에도 6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8358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24.7대 1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1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는 점은 자금력과 청약가점을 두루 갖춘 수요자를 움직이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단지와 맞닿은 곳에서 4월 입주예정인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전용 85㎡의 입주권의 호가는 현재 29억~30억원 수준이다. 단순 비교하더라도 13억원 이상 저렴하다.

최근 매매시장의 침체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서도 큰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강남권 ‘분양 대어’에 대한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원베일리),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등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