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푸틴이 헤라클레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62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작은 갤러리에서 열린 이색 전시회가 서방 언론의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을 그리스 신화 속 힘의 영웅 헤라클레스에 빗대 묘사한 그림 탓이다.
생일인 7일 하룻 동안만 짧게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언뜻 헤라클레스의 업적을 묘사한 듯한 명화 12가지가 걸려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헤라클레스가 아닌 푸틴이 주인공이다.
헤라클레스가 나메아의 사자를 처단하는 명화를 패러디한 그림에서 푸틴이 수염이 덮수룩한 자살폭탄 테러리스트의 멱살을 붙들고 있다. 머리가 셋인 케르베로스를 푸틴이 처단하는 그림은 미국 등 서방과의 사투를 연상케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그림은 옛 그리스 도자기에 데코레이션 돼 있는 아홉개의 머리를 가진 히드라와 헤라클레스의 결투를 패러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가디언은 “히드라의 머리를 쳐내는 장면은 미국, 유럽연합, 노르웨이, 캐나다, 호주 등 대 러시아 제재를 가한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식료품 금수 조치를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출품된 대부분의 작품이 현실 정치의 주요 장면을 담고 있다. 중국과의 가스 계약, 우크라이나 정전 협상 등이다.
크림반도 합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헤라클레스 푸틴’이 크레타 섬의 황소를 포획하는 그림이 압권이다.
이 전시회는 페이스북의 푸틴 팬클럽 창시자 미하일 안토노프가 주최했다. 이 팬클럽을 따르는 무명의 여러 작가들이 이번 전시회 출품작을을 완성했다.
모스크바 정치학 대학원생인 그는 헤라클레스 풍자화를 푸틴 대통령에게 생일 선물로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가디언에 “서방 언론이 계속해서 그를 비난하고, 우리 언론도 때때로 그를 공격하고 있는데, 푸틴의 다른 이미지를 형상화하려 했다”며 “푸틴의 영웅적 행동을 완성하는 장면을 볼 수 있으며, 여러 장면들은 은유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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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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