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WHO 보고서 인용해 “코로나19 환자 상태 개선 안 돼”

길리어드 “실험 초기에 종료됐을 뿐, 결론에 이르지 못해”

방역당국 “렘데시비르 효과·안전성 등 검토할 사항 많아”

코로나19 바이러스 [헤럴드DB]
코로나19 바이러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다만 제조사인 길리어드는 임상시험이 초기에 종료돼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임상시험 실패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가장 높게 기대하고 있었기에 만약 이 약물이 임상에 실패하면 치료제가 나오는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실수로 공개한 초안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에서 진행한 렘데시비르의 무작위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FT는 렘데시비르 임상에서 코로나19 환자 상태를 개선시키거나 혈류 내 병원균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투약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해당 초안 보고서는 실수로 WHO 웹사이트에 게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동료심사(peer review)를 받지 않은 것으로 WHO는 현재 사이트에서 이 보고서를 삭제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는 즉각 반박했다. 길리어드 측은 연구는 임상시험 참가자의 낮은 참여로 인해 조기에 종료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론에 이르지 못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감염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약물 중 가장 빨리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 7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4월 중 위중환자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가장 먼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5월에도 2건의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만 임상시험이 빨리 진행된다고 결과까지 좋을 것으로 예측할 수는 없다. FT의 보도대로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국내 방역당국과 의료계도 섣부른 기대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 등 어떤 치료제 후보가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일치된 의견이 아직 없다”며 “렘데시비르의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 내성에 대한 부분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 지금까지는 일부 환자에게 투여해서 얻은 결과일 뿐 객관적인 위약 대조군을 포함한 연구 결과가 나와 봐야 약의 효능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