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노벨상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스웨덴 한림원 등 노벨상 수여기관은 6일(현지시간)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데 이어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다.
매년 이 맘때면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뜨거워진다. 특히 올해 노벨상은 과학분야의 유력 수상 후보로 한국인 과학자 2명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매년 문학상 단골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도 올해 후보군에 포함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노벨상 수상은 개인과 국가에 분명 영예로운 일이지만, 수상을 자진해서 거부한 이도 더러 있다.
7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노벨상을 처음 수여한 1901년부터 2013년까지 113년 동안 역대 전체 수상자 816명 가운데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시상식에 불참한 이는 모두 9명이다. 정권의 압력이나 구금 상태를 이유로 상을 받지 못한 이가 7명, 수상을 자진 거부한 이가 2명이다.
소설 ‘구토’의 장 폴 사르트르(1905~1980년)는 59세인 1964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수상을 거부해 더욱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모든 공적인 수상을 마다했다. 노벨상은 서양 편중, 작가의 독립성 침해, 문학의 제도권 편입 반대 등을 이유로 고사했다. 사르트르는 시인 김지하가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때 국가보안법 위반 및 내란선동죄 혐의뢰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자, 보부아르, 촘스키, 오에 겐자부로 등 저명 인사들과 함께 석방요구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사르트르가 노벨상을 거부한 이유로는 평생의 라이벌인 알베르트 카뮈가 자신보다 먼저 195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데 자존심이 상했다는 억측이 돌기도 했다.
1973년 아시아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레둑토(1911~1990년) 당시 베트남 총리도 수상을 거부했다. 그는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베트남 전쟁종결과 파리 평화 협정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아직 조국 베트남에 평화가 오지 않았다고 수상 거부 이유를 밝혔다.
독일 아돌프 히틀러 정권 밑에서 정권의 압력으로 상을 받지 못한 이들도 있다. 히틀러는 1936년 독일 반체제인사 카를 폰 오시츠키가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격노해 모든 독일인의 노벨상 수상을 금지시켰다. 그 때문에 리하르트 쿤(1938년 화학상), 아돌프 부테난트(1939년 화학상), 게르하르트 도마크(1939년 생리의학상) 등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라야 상금을 제외하고 상과 메달만 건네 받을 수 있었다.
소설 ‘닥터 지바고’의 러시아 시인이자 소설가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년)는 1958년에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당시 소련 정부 압력과 작가 동맹 비판에 밀려 수상을 어쩔 수 없이 고사했다. 노벨 문학상 사상 최초의 수상 거부였다. 이후 시민권 박탈, 작가 동맹 제명의 처형을 받았고 2년 뒤인 1960년에 별세했다.
카를 폰 오시츠키(1935년 평화상)는 나치 정권 밑에서 투옥해 수상 결정 이듬해인 1936년에 상을 받았다.
또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는 1991년 평화상 시상식에 가택연금으로 인해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 또 2010년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는 중국 제제 때문에 상을 받지 못했다.
이 밖에도 113년 동안 노벨상과 관련해 진기한 기록과 통계가 남아있다.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 연령은 59세다. 부문별 수상자의 평균 연령은 물리학상이 55세(196명)로 가장 낮고, 화학상 58세(166명), 생리의학상 58세(204명), 평화상 62세(101명), 문학상 65세(110명), 경제학상 67세(74명) 등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개인은 847명, 단체는 25곳에 달한다. 이중에는 중복 수상자도 포함돼 있다.
전체 수상자 중 남성은 803명, 여성은 44명으로 남녀 격차가 크다.
최고령 수상자는 2007년 90세의 나이로 경제학상을 수상한 러시아 태생의 미국 경제학자 레오니드 후르비츠였다. 그는 수상한 지 몇 달 뒤인 2008년 6월 별세했다.
최연소 수상자는 1915년 25세의 나이로 물리학상을 수상한 영국 출신의 로런스 브래그였다.
부자가 나란히 노벨상 수상 기록을 세운 사례가 6건이었고, 부녀 지간과 모녀 지간은 각각 1건씩 있었다. 또 부부 수상자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마이-브리트 모서와 에드바드 모서를 포함해 총 4쌍이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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