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1000건대서 1600건대로
미성년자 증여건수도 덩달아 늘어
강남권 중심 ‘부담부 증여’ 활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에서 아파트를 포함한 집합건물을 증여한 건수가 지난달 1600건대로 치솟았다. 올 들어 매월 1000건대에 머물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다. 최근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줄일 방법으로 증여나 매도, 임대사업자 등록 등을 택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신청건수는 1648건으로 전달(1049건)보다 57.1% 늘었다. 집합건물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연립주택, 다세대, 상가 등이 포함된다. 올해 1~3월 1025건, 1088건, 1049건으로 1000건대를 유지하다 급증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증여건수는 세자릿수를 나타냈다. 강남구는 244건으로 전달(98건)보다 2.4배 늘었다. 서초·송파구에서도 2배 이상 늘어난 169건, 158건을 기록했다. 이 밖에 영등포구(90건), 용산구(89건), 성동구(52건) 등도 증여건수가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지역으로 파악됐다. 공동주택만 놓고 보면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모두 10% 이상으로, 이에 따라 세 부담도 커진 지역이다.
동별로 보면 상위 10곳 중 7곳이 강남3구에 몰렸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증여한 건수가 52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서초구 서초동(49건), 송파구 잠실동(47건)이 이었다. 반포동(40건), 방배동(40건), 도곡동(34건), 역삼동(33건) 등도 주요 지역으로 꼽혔다.
미성년자에게 증여한 건수도 총 81건으로 전달(36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강동구(20건), 강남구(13건), 용산구(11건), 서초·송파·영등포구(8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반적으로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6월의 보유세 과세기준일(1일)과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시한(30일)을 앞두고 세대 간 또는 배우자 증여로 자산분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데다 딱히 대체 투자처가 없다는 점도 증여가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미성년자 증여는 공제 한도가 2000만원인 데다 세대 분리가 안 돼 큰 절세 혜택이 없지만, 집값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조기 증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강남권에서는 전세 낀 집을 증여하는 ‘부담부 증여’가 활발했다는 전언도 이어진다. 전세보증금은 증여가 아닌 양도로 분류돼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주택자는 정부가 올해 6월까지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주기로 한 만큼 기한 내 부담부 증여를 하면 세금을 더 줄일 수 있다.
강남권 VIP 자산관리업 관계자는 “초기단계 재건축이나 재건축 진행상황이 더딘 아파트는 아예 부담부 증여로 넘겨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절세를 목적으로 증여를 택할 때도 주의는 필요하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아파트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된다”며 “떨어진 실거래가를 보고 증여에 나섰다가 직후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면 이 사례에 맞춰 세금이 매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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