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행 연도 때문에 정답 2개로 인정

순경 공채 수험생들 사이 논쟁 붙어

경찰청 전경. [연합]
경찰청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달 30일 치러진 순경 공개 채용 필기 시험에 등장한 한국사 9번 문제를 두고 수험생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고심 끝에 해당 문항에 대해 복수 정답을 인정해 주기로 결정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사 9번 문항은 ‘고려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오래된 것부터 바르게 나열한 것은?’이라는 문제와 함께 ‘㉠팔만대장경 완성 ㉡삼국유사 편찬 ㉢향약구급방 간행 ㉣황룡사 9층 목탑 소실’이라는 예시가 제시됐다. 논란은 ‘㉢향약구급방 간행’ 신기를 두고 시작됐다.

팔만대장경은 1251년 완성됐다. 삼국유사는 승려 일연이 1281년 편찬했다. 황룡사 9층 목탑은 고려가 몽골과 전쟁 중이던 1238년 불탔다.

문제는 고려 시대 의약서인 향약구급방의 간행 연도다.이 책은 고려의 제23대 왕인 고종 재위 기간(1213∼1259)에 인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교재와 백과사전 등은 이 책이 1236년 제작됐다고 소개한다.

경찰청으로부터 한국사 시험 출제를 의뢰받은 교수들도 향약구급방이 1236년에 간행됐다고 보고 문제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인 3번이 정답이다. 애초 경찰청도 3번이 정답이라고 공개했다.

하지만 곧바로 많은 수험생이 ‘향약구급방의 간행 연도는 불확실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경찰청은 문제를 낸 교수들과 상의한 끝에 이런 이의 제기가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결국 3번과 함께 ‘㉣-㉠-㉢-㉡’인 4번도 정답으로 인정됐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충분히 검토한 뒤 출제했지만, 향약구급방과 관련해 다양한 이론과 연구 결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무엇보다 시험의 기본으로 삼은 국정 교과서에 정확한 연도가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초 3번을 정답으로 고른 수험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경찰청이 근거도 없는 소수설을 받아들여 복수 정답으로 처리하면서 나 같은 수험생은 필기 시험에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반면 순경 공채 시험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청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필기 시험 합격자는 오는 4일 발표된다. 이후 체력 시험, 적성 검사, 면접 시험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는 오는 8월 7일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