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5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작년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급감했다. 이런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교역량 감소가 주된 영향을 미쳤지만,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 내 우리 제품의 경쟁력 약화 추세도 만만치 않은 원인이 되고 있단 분석이다. 어쩌면 일시 요인인 코로나19보다 후자의 요인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엔 더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품목의 고도화와 수출 지역의 다변화 모색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 규모는 1362억달러로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작년 총 수출 감소율(10.4%)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우리 수출의 약 27%를 차지했던 대중 수출 비중은 지난해 25.1%까지 내려왔다.
올해도 1~5월 현재 대중 수출액이 500억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9.4% 하락하면서 중국 수출의 비중이 24.8%까지 하락했다.
대중 수출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중국이 대한(對韓) 수입을 줄였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대한 수입 증가율은 -15.1%를 기록, 연중 내내 무역 갈등을 겪은 미국(-19.7%)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
이는 첨담 제품군을 중심으로 대만과 아세안 등 다른 나라와의 경쟁력이 밀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지역전략팀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7일 발간한 ‘최근 대중국 수출 급감의 원인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구조적 요인으로 중국 수입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 연구위원은 “우리의 대중 수출은 중국의 수입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수출상품이 과도하게 의존돼 있으며, ICT(정보통신기술) 및 첨단산업 등 중국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전자부품 분야에선 대만과 아세안과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에서 아세안의 점유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수출 품목은 반도체 3개 품목, LCD(액정표시장치), 폴리크실렌, 콜타르 추출물, 휴대폰부품, 미용 및 피부호보 용품 등이다.
또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경영 부진과 제3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이 자동차 부품과 휴대폰 부품의 수출 둔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무역분쟁으로 기대됐던 미국에서 우리 수출 상품으로의 전환효과도 미약했으며,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역시 대중 수출 성장에 제한적이었단 입장이다.
중국의 대미(對美) 추가관세 품목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8.4%에서 지난해 8.0%로 되레 하락했다.
양 연구위원은 “한국의 수출은 우리 기업의 투자와 밀접히 연계돼 있단 점에서 수출시장의 다변화는 해외투자 지역의 다변화와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등 10대 수출상품에 과도하게 의존돼 있는 구조를 탈피, 바이오와 생명과학 등 중국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품목에서 공급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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