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1958년 제 1회를 시작한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올해 63회를 열고 있는 국내 남자 메이저 대회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선수권이다. 지금은 어린이대공원 자리인 서울컨트리클럽(CC) 군자리코스에서 1958년 6월 12일부터 4일간 국내 최초로 개최된 이 대회는 당시 프로 선수라고는 연덕춘, 신봉식, 박명출 셋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선수 양성을 목적으로 창설됐다. 세 명의 프로와 함께 프로를 준비하는 양성자 14명을 합쳐 총 17명이 출전했다. 대회 주관은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창설되기 전이어서 서울CC에서 맡았고 1968년 5월 KPGA 창립 이후에야 협회 주관으로 바뀌게 된다. 당시 프로 양성자로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김복만, 김성윤, 김학영, 문기수, 문홍래, 배용산, 이동출, 이일안, 조암길, 조한구, 차민재, 표영환, 한성재, 한장상의 14명이었다. 첫 대회에서는 한국 프로 골퍼 1호인 연덕춘이 4라운드 합계 18오버파 306타로 우승했다. 초창기에는 대회 출전 성적이 자연스럽게 프로 골퍼의 자격을 부여하는 기준이 되었다. 그 결과 KPGA가 출범하기 전까지 이 대회를 통해 프로 12명을 탄생시켰고 그들은 KPGA 창립 회원이 됐다.
개최 코스도 서울CC가 12번으로 가장 많았고, 한양CC가 구코스 합쳐 9번, 올해 열리는 양산 에이원이 5번으로 세 번째로 많이 개최했다. 이 대회는 전국의 골프장을 돌아가며 개최했으며 한장상, 김승학, 최상호, 박남신, 최경주, 신용진, 박노석, 김대섭, 김형성 등 국내 프로 골프계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했다.역대 우승자는 총 42명인데 최다승은 4연패를 비롯해 7승(3, 5, 7, 11, 12, 13, 14회) 기록을 보유한 한장상이다. 최상호가 6번(25, 28, 29, 32, 35, 37회)으로 뒤를 따르고, 최윤수가 3번(30, 31, 33회)이다. 그 뒤로는 이일안(10, 16회), 김승학(19, 23회), 임진한(26, 27회), 박노석(43, 46회), 신용진(39, 44회), 김대섭(45, 48회)이 각각 2번 타이틀을 차지했다. 주한 미군 무디(2, 9회)까지 합치면 7명이 2승의 타이틀을 가졌다. 역대 최저타 우승 기록은 2015년 장동규가 스카이72 하늘에서 기록한 24언더파 264타 우승이다. 그 뒤를 신용진이 2001년 휘닉스파크GC에서 기록한 22언더 266타이다. 18홀 최저타는 44회 대회 2라운드인 2001년 8월31일 박도규가 기록한 10언더 62타다. 연장전 승부는 모두 8번이었다. 첫 번째 연장전 우승자는 조태호로 이일안과 1977년(20회) 안양CC(현 안양베네스트)에서 290타를 기록한 후 연장전에서 첫 승의 감격을 맛보았다. 두번째는 1991년(34회 대회) 한양CC에서 조철상이 4라운드 합계 2오버파 290타를 기록한 후 박남신과의 연장전 끝에 우승자가 됐다.
세 번째는 1999년(42회 대회) 천룡CC에서 강욱순이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후 신용진과의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이후 2008년 앤드루 매킨지, 2009년의 홍순상도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2013년 김형태가 동촌컨트리클럽에서 연장전으로 승부를 가렸고, 2018년 문도엽은 한창원, 지난해도 이원준이 서형석과의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KPGA선수권은 1988년(31회)부터 당시 KPGA회장 이일안이 타이틀 스폰서를 유치해 스폰서 대회로 개최되기 시작했다. 이듬해는 삼성물산이 ‘아스트라’라는 브랜드로 골프 의류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 대회 명칭도 ‘아스트라컵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가 됐다. 삼성물산은 지방 골프 활성화와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지방 순회 개최를 시도했다. 그래서 1993년(36회)에 부산 동래CC, 1995년(38회) 전라북도 이리CC, 1996년(39회) 전라남도 광주CC에서 개최했다. 지방 순회 개최는 스폰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골퍼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지역의 골프 활성화에도 역할했다. 뿐만 아니라 프로들은 지방 갤러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1998년(41회) 이후 10년 동안 후원하던 삼성물산이 대회 개최를 포기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이 대회는 2001년부터 휘닉스파크에서 4번 개최했으며 2006년에는 LIG가 스폰서가 되어 부산 해운대CC 골든로얄 코스에서 총상금 4억원 규모로 열렸다. 부산 출신의 김형성은 마지막날 버디 3개에 더블보기 1개로 막으며 71타를 쳐 4일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2위 모중경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2007년에는 ‘코리아골프아트빌리지KPGA선수권’이라는 이름으로 코리아CC(크리크, 챌린지 코스)에서 50회 대회가 열렸다. 총 상금은 5억원으로 증액됐으며 우승 상금도 1억원이었다. 마지막 날 김창윤은 버디 3개에 보기 1개로 막으며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김경태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그해 역대 7승을 거둔 한장상 KPGA고문의 50년 연속 대회 참가 및 공식 은퇴식이 있어 후배 선수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대회 우승자인 김창윤은 우승컵으로 예비 신부에게 프로포즈하는 드라마틱한 장면도 연출했다. 우승하면 평생 출전권을 주기 때문에 선수들은 일생 단 한번이라도 타이틀을 획득하려고 한다. 62년 역사에서 외국인은 모두 4명이 우승했다. 2회 1959년 미군 출신 오빌 무디가 우승한 뒤에 9회인 1966년에도 5타차로 우승했다. 장타자였던 그는 여기서 자극받았는지 이후 미국에 돌아가 전역하고 프로 선수가 되어 3년뒤인 1969년에 US오픈을 우승하게 된다. 2008년은 NH농협KPGA선수권으로 경기도 포천 베어크리크GC에서 시즌 마지막 대회로 열려 호주의 앤드루 매킨지가 마지막날 7언더 65타를 치면서 막판 뒷심을 발휘해 박상현, 석종률과 동타를 이룬 뒤 이어진 연장 전에서 우승했다. 2014년에는 스카이72 하늘코스에서 열린 57회 대회에서 호주의 매튜 그리핀, 지난해는 호주교포인 이원준이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