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은행·증권·보험 ‘원스톱’ WM복합점포 확대

투자자들 “예금하러 갔다가 고위험 펀드 가입당했다”

KB금융 “수익·관리력에 따른 실적평가 도입”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고객들의 자산관리 편의를 위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이 같은 공간에 위치한 ‘복합WM(자산관리)점포’가 자산가들을 울리는 ‘복병’이 되고 있다. 은행예금을 예치하려고 방문했다가 고위험군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본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 입장에선 공간효율화란 측면에서 ‘복합점포’를 선호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예금상품인지 투자상품인지를 혼동할 개연성이 충분하단 평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의 복합점포에 방문했던 투자자 A씨는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펀드에 가입했다. 평소 믿고 찾던 주거래은행이어서 간단한 상품 설명만을 듣고 가입했는데, 문제가 생긴 다음 확인해보니 본인이 가입한 펀드의 경우 은행이 아닌 증권사(IBK투자증권)를 통해 가입을 했던 것이다. 문제는 은행을 통해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선보상을 받았지만,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보상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 고객 입장에선 여러 금융사가 함께 입점해 있다보니 은행인지 증권사인지를 구분치 못하고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본 셈이다.

은행과 증권을 연계한 복합WM센터가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PWM센터는 신한은행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온 A장학재단에 “금리가 높은 상품이 있다”며 신한금투 PB(프라이빗뱅커)를 소개해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에 가입시켰다. 여기에 해당 지점장은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변상을 약속한다”는 손실보전 각서까지 작성해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금지 원칙을 위반했다.

지난 2015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복합WM센터’는 당초 고객들에게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구축됐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금융지주 계열 은행과 증권사 복합점포사업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KB금융은 WM복합점포(73개)와 CIB복합점포(9개)를 포함해 총 82개의 복합점포를 개설했고 신한금융도 PWM센터와 PWM라운지, 신한금융IB플라자 등 복합점포가 66곳, 하나금융도 WM센터, 골드클럽 등의 이름을 가진 복합점포가 38개다.

문제는 금융지주사들이 은행과 증권사간 연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피셰어링 제도’다. 피셰어링 제도는 은행고객이 소개영업을 통해 증권사 상품을 구매하면 수수료를 일정비율로 나눠 갖도록 하고 있다. 3년간 WM센터 경험이 있는 전직 은행원은 “성과지표(KPI)에 소개영업도 포함되다보니 투자자 성향분석을 우선하기보단 증권사로 일단 연결하고 실적을 높이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복합WM점포에 대한 문제 지적이 계속되자 금융지주사들은 관리 강화에 나섰다. WM복합점포가 가장 많은 KB금융지주는 최근 판매실적과 관계없이 자산관리 고객의 전체 관리자산(AUM) 관리이력을 중심으로 한 KPI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AUM의 수익률을 토대로 평가를 하되, 높은 수익률은 그만큼의 손실가능성을 의미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실적지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