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셀프대출’ 일파만파
부당대출 차단 제도개선 불가피
자제점검 곧 착수, 금감원도 반영
모든 임직원 전수조사에는 신중
IBK기업은행의 ‘셀프대출’ 파장이 은행권 전체로 확산될 조짐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직원들의 부당대출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친인척 대출 실태 확인조사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도 은행 임직원의 본인 대출 현황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직원들의 부동산 대출 전수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기업은행으로부터 ‘셀프대출’ 자체 점검 결과를 보고 받았다. 금감원은 보고 내용을 확인한 후 은행권을 대상으로 직원 대출 관련 제도와 현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각기 다른 점을 감안해 일률적인 점검보다는 각 은행별 정기검사 시기에 관련 내용을 조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부서와 검사부서가 기업은행 자체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은행마다 내부통제 상황이 달라서 향후 돌아오는 검사 등을 통해 (직원 대출에 대해)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한 발 앞서 자체 점검에 돌입하고 있다. 혹시 모를 불똥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의 친인척 대출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사각지대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법상 이해상충에 대한 조항에 접촉되지 않더라도 내부규정이나 여신 취급 관련 윤리강령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도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직원 대출 관련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실태 파악이 불가피하다. 직원 본인이 가족과 친척들의 명의로 실행한 대출 규모가 얼마고,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대출이 승인됐는지 확인해야 제도의 허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원 대출 현황을 조사할지, 대표성을 띠는 표본을 추려 조사할지 검토 중이다.
A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제도 개선이 일차적인 목표지만 이를 위해서는 내부 감사부나 개인과 법인 여신 사업부서와 함께 직원 대출 현황을 어느 정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은행 여신 담당 임원도 “비슷한 문제가 우리 내부에는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현재 직원이 직계가족 명의의 담보대출을 처리할 수 없게 돼있지만 우회해서 비위를 저지를 여지를 파악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는 신중하다. 일선 영업점 직원들의 동요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국 수백곳 영업점에서 매일 접수하는 대출건에, 비대면 신청까지 다 열어보는 건 물리적으로 필요한 에너지가 많은 일”이라며 “직원의 주변 지인의 대출까지 문제삼는다면 끝이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D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은행에서의 대출을 원천차단하는 게 해답일까는 의문”이라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두고 은행마다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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