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표인뱅 리볼루트, 작년 손실 3배 늘어

전통은행들 디지털 가속화 등 원인

만족도 조사에선 상위권

[헤럴드경제=서경원] 전통 은행에 대항해 출범한 글로벌 인터넷 은행(디지털 뱅크·이하 인뱅)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업구조의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실패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8일 국제금융센터(박지은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일부 디지털뱅크 실적 부진 및 배경 및 평가’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리볼루트(Revolut), 몬조(Monzo), 스탈링(Starling) 등 영국의 3대 인뱅들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35개국에 1200만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리볼루트(시장가치 50억 유로)는 영국의 대표 인뱅임에도 불구, 지난해 손실액이 1억7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재작년(3300만 파운드) 대비 3배 가량 손실 규모가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및 소비 감소로 마이너스 규모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몬조는 지난 5월 시장가치가 40% 가량 하락(20억 파운드→12억5000만 파운드)하고, 7월에는 120명의 직원이 감원되는 등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실적을 보면 매출 증가에도 인건비, 마케팅비 등 미국 시장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전년대비 손실액이 2배 이상 늘었다.

스탈링의 경우 후발 업체이지만 기업고객을 타깃으로 해 고객당 가장 많은 예금(991파운드, 리볼루트 236파운드, 몬조 357파운드)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작년엔 5200만 파운드의 손실을 기록, 2018년에 비해 마이너스 규모가 두배 가량 늘었다.

아시아 지역의 인뱅들도 영업 환경이 악화된 상태다.

박지은 연구원은 “코로나19에 의한 경제적 타격으로 아시아 신생 디지털뱅크의 주 타깃 고객군 유치 기회가 줄어들면서 단기적으로 비지니스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아시아의 신흥시장 중 은행 서비스 보급률이 낮은 지역에서 디지털 뱅크는 잠재 고객 유치를 기대했으나 코로나19에 의한 경제 타격이 디지털화로의 잠재력을 줄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인뱅의 부진 원인으로 ▷전통은행의 디지털 가속화 ▷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 ▷지속적 수익창출 모델 미정립 등을 꼽았다.

단, 박 연구원은 “아직 디지털뱅크 산업의 성패 여부를 단정하기엔 시기상조이나 장기적인 발전 전망은 유효하다”며 “오히려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고 입지를 굳힌다면 전통 은행에 더 큰 경쟁자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영국에서 실시된 소매은행 만족도 조사에서 인뱅들이 전통 은행보다 만족도가 더 높게 나왔다. 영국 내 1만9414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 처음으로 순위에 진입한 몬조와 스탈링이 모든 조사 분야(지점서비스 제외)에서 4위권 진입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