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SF드라마 ‘스타트렉’의 작가 조 메노스키가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얘기를 판타지 소설로 만들었다. ‘킹 세종’(핏북) 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작가가 쓴 세종대왕에 관한 첫 영어소설로, 영문본과 한국어 번역본이 동시에 출간됐다.
조 메노스키는 5년 전 처음으로 한글을 접하며 세종대왕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이 가진 기능과 우수성은 물론 이를 왕 한 사람이 만들어낸 데 그는 매료됐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이 모든 것이 천재적인 왕에 의해 창제되었다는 스토리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런 이야기가 전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동안 세종대왕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그는 한국을 오가며 자료를 찾아 공부하면서 직접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메노스키는 세종대왕을 책에서 조선의 대장군을 상대로 모의전투를 펼치고 전략과 전술을 능란하게 펼쳐 승리를 거머쥐는 스마트한 지략가로 설정한다.
작가는 15세기 한글을 창제할 당시 한중일 삼국의 권력 구조에 주목, 판타지성을 부여했다. 소설 속 세종대왕은 5~6세기 동방에 전해졌다는 기독교 네스토리우스교의 사제와 만남을 갖는다. 조선의 국왕과 이교도 사제가 만나 우정을 쌓고 사제는 한글의 반포를 위해 목숨 걸고 한글 자모를 수레에 실어 중국 대륙을 거쳐 유럽으로 향한다.
새롭게 창조한 조선의 두 역관도 흥미로운 인물. 세종대왕에게 세상의 모든 언어에 대한 자료를 수집, 제공하는데, 이들이 국왕과 토론을 하고 가르치는 장면은 영화처럼 그려진다.
세종은 두 역관에게 목숨마저 바칠 것을 은근히 요구한다. 대의를 위해 손과 발이 돼준 이들을 애도하는 모습을 통해 휴머니티와 왕의 책무 사이의 고뇌를 보여주기도 한다.
메노스키에게 세종은 흠 잡을 데 없는 인물이다.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신하와도 우정을 나누고 궁궐 문지기에게도 따뜻한 인간미를, 왕자와 공주에겐 다정한 아비, 왕비에겐 신실한 동반자로 그려낸다.
동양적 매력에 대해서도 한껏 드러냈다. 한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궁궐의 모습은 어떤지, 한양의 성곽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을 더해 흥미롭게 묘사했다.
팩트와 허구를 섞어 설명하기 보다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 작가적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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