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한 한일 관계…‘가교역할’ 하나

일부에선 ‘확대 해석’ 경계하기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기업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났다. 신 회장이 이번에도 악화한 한일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더 캐피털 호텔 도큐’의 중식당 ‘호시가오카’에서 스가 총리를 만났다. 지난 달 스가 총리 취임 이후 한국의 주요 기업인을 만난 것은 신 회장이 처음이다. 이날 회동에는 신 회장 뿐 아니라 고바야시 가즈토시 고세이 대표와 사와다 다카시 패밀리마트 사장 등도 동석해 1시간 반 정도 점심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가 총리가 신 회장 등 기업인들을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진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스가 총리가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관광·유통 산업을 살리려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유통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신 회장과 관련 정책을 의논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과 자리를 함께 한 가즈토시 대표와 다카시 사장 등도 일본 내에서 각각 화장품과 편의점 업계 2위 기업을 이끄는 유통업계 수장들이다.

재계에서는 스가 총리가 어느 때보다 한일 관계가 주목받는 시점에서 공식 일정으로 신 회장을 만난 점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신 회장이 스가 총리와의 교류를 통해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갈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 때문이다.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전 롯데그룹 총괄회장 시절부터 자민당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해왔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시절부터 쌓아온 일본 정계 네트워크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평가다. 특히나 스가 총리는 내각 시절 아베의 복심을 아는 인물로 거론됐던 만큼 신 회장과도 예전부터 교류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이 다시금 한일 경제협력의 가교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이달 8일부터 한국 기업인 특별 입국을 허용했다. 또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에 대한 입국 거부와 여행중지 권고를 해제할 방침 역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얼어붙은 한일 관계에 해빙 무드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올해 4월 롯데홀딩스 회장으로 취임해 한일 롯데 수장이 된 신 회장은 보다 활발한 셔틀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일본통’인 신 회장이 스가 총리를 만나면서 한일 ‘민간 외교관’으로서 신 회장의 역할이 다시금 부각됐다”며 “스가 총리 취임 이후 경색됐던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신 회장에 거는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