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바로고, 지역대행 의존 커
부릉은 배민 등에 경쟁력 밀려
코로나19 확산 수혜업종인 배달대행 플랫폼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냉랭한 대접을 받고 있다. 뚜렷한 경쟁력 우위를 증명한 업체가 보이지 않는 게 이유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업계 점유율 1위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인성데이타는 최근 네이버로부터 소수 지분 투자를 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앞서 논의에서도 가격 차이가 걸림돌이었다. 회사 측에서는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4000억원 이상을 희망하지만, 투자자의 눈높이는 그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바로고’ 또한 경영참여형사모펀드(PEF) 운용사 나우IB캐피탈과 NH농협은행이 조성한 펀드로부터 주목받았지만, 결국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투자가 무산됐다. 지난해 대표의 학력 위조 논란으로 리더십 위기를 겪었던 메쉬코리아(‘부릉’ 운영사) 역시 최근 1년 가까이 이어진 투자 유치 노력에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배달플랫폼 업체들에 대해 시장확대 가능성은 있지만, 독보적 경쟁력 등 추가적인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우선 생각대로와 바로고의 경우, 인력을 제공하는 지역 배달대행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지적된다. 배달대행 산업의 생태계는 크게 ▷배달플랫폼 ▷배달라이더 ▷라이더 인력을 제공하는 지역 배달대행사로 구분된다. 생각대로와 바로고는 지역배달대행사에게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주문건수당 얼마씩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이익을 낸다. 중요한 것은 배달료 협상을 플랫폼 업체가 아닌 지역 대행사가 한다는 점이다.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각대로와 바로고는 정확히 말하면 플랫폼 보다는 소프트웨어 판매 업체로 보인다”며 “플랫폼이라면 산업 생태계의 정점을 차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성장 전략을 마련했다 해도 실제로 구현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한 것이 메쉬코리아였다. 직접 식당과 계약한 뒤 배달 업무를 지역배달 대행사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생태계 상위로 올라섰다. 배달수수료 협상도 메쉬코리아 본사가 직접 한다. 지난 2018년,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으로부터 전국 직영점 배송 서비스를 따낸 점이 성장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이처럼 지역 배달대행사를 제치고 플랫폼 자체를 키우려는 시도는 쿠팡이츠, 배민라이더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두 회사는 가맹점과 직접 계약하는 것에서 나아가 아예 배달대행사를 이용하지 않고 라이더를 직접 모집한다. 라이더 모집 창구를 내재화했다는 점에서, 배달대행사를 통해 라이더를 관리하는 메쉬코리아 대비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역 배달대행사를 얼마나 구속력 있게 플랫폼에 묶어둘 수 있는지, 그리고 배달 소프트웨어가 경쟁사 대비 얼마나 효율적인지, 두 가지 측면에서 우위를 증명해야 하는데 아직 돋보이는 곳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과점 업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유니콘이 등장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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