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만 데이터 시스템 구축
개발·판매·정비 등 유기적 협력
연내 완료…의사결정도 간소화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품질문제 해결을 위해 조직 정비에 나선다. 현대·기아차가 3조4000억원 규모의 품질 비용을 충당금으로 쌓기로 한 가운데 고질적인 품질 이슈로 인한 신뢰 훼손을 차단하려는 선제 조치로 분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연내 시장 품질 정보 조직과 문제 개선 조직을 통합하는 등 품질 문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유관 부서 간 품질 정보와 문제를 공유해 이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별도의 시장품질개선혁신 태스크포스(TF)팀의 본격적인 운영도 구상 중이다. 보수적인 리콜 정책으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에서 수소·전기차 시대로 패러다임 전환에 앞서 브랜드 신뢰를 공고히 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품질과 관련된 체질 개선이 갖는 의미는 크다. 정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품질’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 14일 취임사에서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고객 행복의 첫걸음은 완벽한 품질을 통해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품질을 강조했다.
실제 ‘더 뉴 그랜저’의 엔진 오일 누유 문제와 코나 전기차의 잇따른 화재 등 끊임없이 불거지는 품질 이슈는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1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기대됐던 현대차의 적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직 정비의 첫 단계는 그간 제기된 각종 품질 불만 사례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하는 것이다. 과거 사례와 현장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각종 불만 사례를 분석해 하나의 품질 관리 시스템에 통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신차에 탑재되는 다양한 정보기술(IT)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무선 인터넷을 활용한 텔레매틱스(Telematics) 서비스와 소음·진동 등 각종 차량 내 센서를 활용해 차량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신호를 축적해 이를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논란이 된 ‘세타2 GDi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 진동 감지 시스템(KSDS)을 적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쉽고 빠르게 개선이 가능한 소프트웨어적인 진단 기능을 엔진 외에도 다른 부품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관 부서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도 강화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특정 부문이 일부 정보를 독점적으로 활용하거나 해당 부서 내에서만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앞으로는 개발 단계에 참여했던 연구소를 포함해 판매 후 차량 정비를 담당하는 서비스 부문까지 전 부문의 조직 간 장벽을 허물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객 불만이나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 빠르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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