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MMT 급증

투자대기 자금 유입

단기 유동성 확보

하루 수익률, 낮아진 비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기업들의 여유 자금이 특정금전신탁에 몰리고 있다. 특히 하루, 이틀 초단기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머니마켓신탁(MMT)이 인기다. 결제대금 뿐만 아니라 높아진 시장 변동성에 단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금도 대거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 동안 금융기관 특정금전신탁은 17조6663억원 증가했다. 특정금전신탁 잔액은 9월 중 11조3191억원 줄었다가 급격히 늘어났다.

은행권에서는 MMT로 유입된 자금이 지난달 특정금전신탁의 증가를 이끌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KB국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특정금전신탁이 52조원에서 58조원으로 늘었는데 MMT 증가분이 6조원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특정금전신탁이 늘어난 이유는 기업들의 MMT 가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분기말 빠졌던 결제대금이 다시 들어온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MMT에 유입되는 자금은 기업들의 결제대금이 대부분이다. 결제 시차로 인해 발생한 현금을 며칠만이라도 MMT를 통해 안전하게 운용하려는 수요가 많다. MMT는 수시입출식 상품으로 하루치 운용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회사채(CP), 양도성예금증서(CD), 콜론(금융기관 대차거래) 등에 투자하는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주로 하루짜리 자산을 담는다.

매년 분기 말 이후 MMT잔액이 늘어나는 것이 추세적이지만, 올해 10월의 경우 증가액이 상대적으로 더욱 컸다. 작년 10월 증가액(9조5482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가파른 증가액 확대 배경으로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꼽힌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다시 주춤이면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 지는 미지수다.

미·중 무역갈등은 여전하고, 주요국 경기부양책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높다. 이에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MMT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조업 기업의 경우 당장 설비투자를 하기에 경기 불확실성이 높고, 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자산 가격 변동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적이라도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하려는 분위기”라며 “금융, 비금융 회사 모두 MMT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늘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MMT에 가입하는 비용 부담도 낮아진 상황이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MMT 보수율을 연 0.2% 수준으로 적용 중이다. 연초 0.3~0.5% 사이의 보수율 받았던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에 맞춰 일제히 보수율을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