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특정 늦어져 수사 장기화
김 전회장 진술 관련 여야 대립 치열
신빙성 의심케하는 대화 공개되기도
[헤럴드경제]'라임 사태'로 구속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고 밝힌 뒤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사실 확인이 늦어지면서 여전히 해당 폭로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검사 접대 의혹을 폭로한 뒤 모두 4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서를 작성한 것은 1차 조사를 제외하고 3번이었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검찰 전관 A 변호사와 함께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고 구속영장을 피하려고 검찰 수사관 B씨에게 5000만원을 줬으며,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 등에게 로비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도 이런 내용을 진술했으나 정작 수사는 여당 관계자들에 대해서만 진행됐다면서, 검찰이 강압적 분위기에서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며 진술을 유도했다고도 주장했다.
입장문 공개 이후 서울남부지검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A 변호사와 현직 검사, B 수사관,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이어가는 등 진상 규명에 나섰다. 하지만 접대가 이뤄진 정확한 날짜를 김 전 회장이 기억하지 못하면서 수사가 빠르게 진척되지 못했다.
검찰은 룸살롱 종업원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김 전 회장에게 보여주며 기억을 상기시켜 결국 유력한 접대 날짜(7월 12일)를 받아냈는데, 이는 입장문 공개 후 28일 만이었다.
검사 로비 창구로 지목된 A 변호사는 지금까지도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재판과 언론보도 등을 통한 '장외 공방'만 벌어졌다. 김 전 회장은 1차 입장문에 이어 추가 폭로를 담은 14쪽 분량의 2차 입장문을 내놨다. 여권은 그의 주장을 토대로 검찰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고, 야권에서는 '왜 수사기관을 흔드느냐'며 반박했다.
이런 와중 '검찰이 강압수사로 여권 로비 진술을 유도했다'는 김 전 회장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법정 증언과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수원여객 재무이사를 지낸 김모씨는 지난달 법정에서 "김 전 회장이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도주 중이던 올해 3월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과 룸살롱에서 찍은 사진을 언론에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최근에는 김 전 회장이 도주 중 측근과 나눈 통화 녹음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데, 해당 파일에는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 제보를 지시하는 김 전 회장의 육성이 담겼다.
특수수사에 밝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뇌물 수사는 공여자가 외부에 드러나기 전 최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미 언론을 통해 진술 하나하나가 새어나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진실 규명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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