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미비로 인한 법리해석 논란 재연될 듯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내부 통제 실패’로 징계할 수 있도록 한 법률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더디다. 라임 판매 증권사 CEO들에 대해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가운데, 명확한 법 규정이 마련되지 않는 한 향후 유사 사례 발생시 입법미비로 인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21대 국회 들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4건이 상정돼 있다. 이 중 내부 통제 항목을 신설한 개정안은 2건이다. 앞선 20대에 발의된 관련 개정안은 임기만료에 따라 폐기됐다.
김한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내부통제기준 및 위험관리기준에 포함돼야 할 사항, 내부통제기준 및 위험관리기준을 위반한 금융회사에 과징금 부과 등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 확인 절차 및 기준을 위반한 임직원에 대한 조치’ 항목을 신설했다.
정부 발의 개정안 역시 대표이사 등 위험관리책임자에게 내부통제기준 및 위험관리기준 준수 의무를 명확히 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내부통제기준, 위험관리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고, 관리의무를 소홀히 해 다수의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등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해당 임원들을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고 제안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의원입법 개정안은 7월 국회정무위원회에 회부돼 9월 소관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소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 발의 개정안도 6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7월 정무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이후 진척이 없다. 소위를 통과하더라도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까지 요원한 상태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라임과 같은 사모펀드나 여타 금융상품에서 CEO 중징계 등 유사한 사태가 다시 발생했을 때 금융당국과 금융사 간의 법적 공방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제재심의위원회가 세 차례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사 CEO를 ‘내부 통제 실패’를 이유로 징계할 수 있느냐를 규정 해석을 놓고 금융당국과 금융사 간 공방이 치열했다.
해당 법률의 24조(내부통제기준)는 ‘금융회사는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하여야 할 기준 및 절차(이하 "내부통제기준"이라 한다)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 시행령 19조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통제기준에 ‘임직원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방법과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한 임직원의 처리’ 항목을 명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해당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징계 논리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법 조항이 ‘금융회사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라’는 의미일 뿐 금융사고 발생 시 경영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니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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