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자금력·아시아나 부채가 최대 관건
70%에 달하는 항공산업 독과점 문제 걸림돌
조현아·KCGI·반도그룹 3자연합 반대도 ‘발목’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나올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메가 빅딜이 성사되면 세계 10위권 국적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매출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게 되며 보유 항공기 대수도 240대로 늘어 경쟁업체인 에어프랑스를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진칼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도 만만치 않아서다. 이와 함께 국내 항공산업 60% 이상 독점하게 되는 독과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연합의 반발 등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자금력과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관건=두 항공사 간 빅딜에 있어 최대 관건은 한진칼의 자금력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다. 올해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291%에 달하며 부채규모가 12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자본잠식률도 56% 수준이며 1년 내 상환 의무가 있는 유동부채만 4조7979억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에 총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승객 감소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진칼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당장 꺼내 쓸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은 2821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대한항공도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 화물수송으로 겨우 영업이익 적자를 면하며 버티고 있다.
결국 산업은행의 자금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산은의 자금력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더라도 아시아나의 정상화까지 더 많은 자금이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빅딜 성사 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국내 항공산업 65%↑…독과점 문제도 변수=자금력 뿐만 아니라 독과점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미주·유럽 여객노선, 주요 화물노선 등에서 점유율 약 6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공정거래위원회는 결합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가 제한을 할 경우 빅딜은 사실상 무산된다. 하지만 최근 사례를 보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공정위는 앞서 4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승인했을 때의 논리처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외에는 회생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항공산업을 두고 봤을 땐 이번 빅딜에 예외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자연합 반대 움직임 거셀 듯=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변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그룹 등 3자연합은 조 회장 등 오너일가가 비전문적 경영활동으로 한진칼과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에 부실을 안겼다고 비판해 왔다.
이들은 이번 인수에 대해서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 등 오너 경영진이 한진칼 경영권을 지키기위해 부실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을 떠안는 조건으로 산업은행 등과 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이들은 대한항공이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사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인수자인 한앤컴퍼니가 향후 주총 등에서 우군 역할을 하는 이면 계약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한진칼에 현물출자하는 과정에서 한진칼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대가로 내줄 경우 소송을 통해 막겠다는 입장이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회사는 제3자 유증이 불가능하다는 판례를 내세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정부로서도 아시아나항공을 살리려면 추가로 대규모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대안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영권 분쟁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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