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한국파스퇴르硏 연구팀장
이미 승인받은 약물 적용 개발속도 단축 가능
3000여 후보약물 중 35개 추려 임상 진행중
치료제는 잘 쓰면 藥이 되지만 잘못 쓰면 毒
환자 상태·시기 따라 적절한 약물 사용 중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있어 희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는 아직 백신 개발에 큰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인수공통바이러스 연구팀장은 25일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2020 제약바이오포럼’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 및 향후 전략’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김 팀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2002~2003년 중국 광동 지방에서 유행한 ‘사스코로나바이러스1’과 유사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로 불린다”며 “이미 우리 연구소에서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1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2004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협력으로 설립된 글로벌 생명과학 연구기관이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 감염병 진단법·예방법·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중 80% 정도는 경증으로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지만 나머지 20%는 중증으로 갈 수 있어 치료제가 필요하다. 주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중증 환자가 될 위험이 높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개발된 많은 항바이러스 치료제 중에 코로나19에 도움이 될만한 약물을 찾는 것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FDA 등으로부터 이미 승인을 받은 3000여개 약물 중 스크리닝을 통해 35개 약물을 걸러냈고 여기에 감염내과 전문의들이 추천한 13개 약물을 더해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역할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돌기(스파이크)가 체내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ACE2라는 것과 결합해야 하는데 이 결합을 막는 것이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나 릴리와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다.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와 TMPRSS2라는 또 다른 결합을 방해하는데 쓰이는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가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한 뒤 복제를 하게 되는데 이 복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가 대표적이다. 이 시기 이후에는 우리 몸이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때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으키지 않도록 항염증제를 사용할 수 있다.
김 팀장은 “바이러스가 복제를 하지 않도록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스테로이드제제가 환자의 상태와 시기에 따라 적절히 사용되어야 한다”며 “치료제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파스퇴르연구소는 시클레소나이드라는 흡입형 천식치료제로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니클로사마이드라는 항바이러스제는 제형 변경(경구제)을 통해 몸에 잘 흡수되도록 하는 국내외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췌장염 치료제로 개발된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에 대한 임상 2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팀장은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통상 10년 정도 걸리는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 만큼 이미 승인을 받은 약물을 적용해보는 약물재창출이 시도되고 있다”며 “각각의 약물들은 경증 환자나 제형 변경 등을 통해 적절한 환자에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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