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통화정책 공조 강조

재무장관 후보에 지명돼

노동시장 이해도도 높아

미국 신임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자넷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
미국 신임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자넷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Yellen is back(옐런이 돌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차기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다. 공식 지명 후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최초 여성 연준 의장을 지낸 옐런이 또 한번 최초 여성이란 타이틀을 들고 미국 재무장관 자리에 오르게 된다.

재작년 연준을 떠나야 했던 옐런의 뒷모습은 다소 쓸쓸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연준 의장 자리는 연임하는게 관행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비토로 4년 단임에 그치게 됐다. 단임으로 임기를 마친 연준 의장은 1970년대 말 윌리엄 밀러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다시 민주당이 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옐런은 3년만에 ‘회심의 컴백’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옐런은 연준 의장 당시였던 2015년 12월에 근 10년래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고, 임기 중 총 네 차례 금리를 올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의 시대에 돈 풀기로 4조5000억달러까지 불어났던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는 작업도 충실히 이행했다. 이같은 통화정책을 긴축의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을 비교적 무난히 이끌었고, 충분한 소통을 통해 시장의 충격도 최소화했단 평가를 받았다.

학계에선 옐런의 주요 강점을 3가지로 꼽는다. 탁월한 경제상황 판단력, 뛰어난 의견조율 능력, 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그것이다. 옐런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재직 당시였던 2005년 자산가격의 비현실적인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붕괴 위험을 지적했으며, 2007년엔 금융부문 불안이 경제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앞서 지적한 바 있다.

또 옐런은 정통한 노동경제학자로서 역대 연준 의장 중 불평등과 분배 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올 코로나19 이후 연준의 막대한 양적완화에도 빈부 격차가 더 심해진 상황에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부양책을 보다 전향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아울러 누구보다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만큼 재정정책과의 조화로우면서도 효과적인 공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옐런은 의장 재직시 재정·통화정책의 공조를 통해 ‘고압경제(high-pressure economy)’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창한 바 있다. 고압경제란, 말 그대로 수요의 압력이 높아진 상태를 가리키는데 완전에 준하는 고용상태로 소비와 투자를 촉발해 경기를 활성화하는 기조를 뜻한다.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고 국제수지 적자를 유발하기 쉽단 측면에서 경계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경기 회복을 위해 이를 통한 일시적인 과열은 용인할 수 있단 취지로 옐런이 줄곧 강조해왔다. 지난 8월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이 공식화한 평균물가목표제(AIT·Average Inflation Targeting)도 이 고압경제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AIT는 경기회복과 완전고용 달성을 위해 일정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이 기준치를 상회해도 중장기 평균치로 계산, 기준금리에 조정을 가하지 않는 정책이다.

결국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국면에서 옐런의 등판으로 부양책이 더 확장적으로 사용될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환영하는 모습이다.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연준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부양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연준이 낮은 실질금리의 통화정책으로 이를 보조하는 재정우위(fiscal dominance) 시대의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