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저 혼자일 수 없는/ 끝없는 삶의 행렬이여 내일이여//오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사람이다 세계이다” <고은 ‘만인보(萬人譜)’ 중>

고은 시인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만인보는 1986년부터 2010년까지 24년에 걸쳐 시인이 만난 실존적 인물 5600여명을 그린 민족사대백과사전이다. 조각가 강용면(57)은 고은의 시 만인보에서 영감을 받아 작가가 만났던 다양한 인간 군상의 얼굴을 장대한 모노크롬 조각으로 구현했다. 전체 길이 30m이 이르는 대형 조각 작품은 미술이라는 조형언어로 빚은 민중 대서사시다. 웃거나 울거나 기쁘거나 슬픈 표정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룬 ‘전체적 자아’는 우주 그 자체에 다름 아니다.

지난 7월 ‘공화(共和)의 터에 움트는 유위(有爲)의 공동체’라는 타이틀로 자하미술관에서 열었던 작가의 전시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ㆍ위원장 권영빈)가 뽑은 올해의 우수전시로 선정돼 합천군문화예술회관, 인천서구문화회관,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 등 지역문예회관에서 순회전 형태로 다시 열린다.

그 첫번째로 합천군문화예술회관에서 27일부터 11월 9일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