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유가상승 전망…내후년부터 요금 인상 전망
후·환경 요금까지 증가땐 전기소비 많은 제조업 '부담'
[헤럴드경제 = 이정환 기자] 연료비 변동분이 즉각 반영되도록 전기요금 체계가 내년 1월부터 개편됨에 따라 산업계도 우려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는 올해의 저유가 기조가 반영되므로 요금이 내려가겠지만, 그 이후에는 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산업계는 유가 반등 폭에 따라 전기요금이 출렁이면서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 평균 사용량(월 9240kWh)을 기준으로 할 경우 기업이 부담하는 평균 요금은 월 119만원이다.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되면 내년 1분기 기업의 전기요금은 월 최대 2만8000원 내려간다. 내년 2분기에는 월 최대 4만6000원까지 줄어든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2022년에는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줄거나 오히려 요금이 인상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부터 유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열린 '2020 석유 콘퍼런스'에서 내년 국제유가가 올해보다 6∼7달러 높은 48.43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크게 뛰어 전기요금이 그만큼 많이 오르게 되면 철강을 비롯해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기를 많은 쓰는 제조업 기업들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전의 올해 10월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전기 판매량 3만9065GWh 중 산업용 판매량은 2만2623GWh로 58%를 차지한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유가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폭을 제한하기 위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먼저 기준연료비가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조정 요금을 직전 요금 대비 ㎾h당 3원까지만 인상·인하하도록 하고, 상·하한을 5원으로 뒀다.
특히 유가가 급상승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정부가 요금 조정을 유보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러한 장치를 두더라도 당장 경영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만 반짝 좋았다가 내후년부터는 오히려 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제도인데, 어느 정도로 부담을 최소화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당장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기요금에 포함되는 기후·환경 요금이 앞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도 기업으로선 부담이다.
현재 산업용 전기 평균 사용량 기업의 월 기후·환경 요금은 전체 전기요금의 4%인 4만8000원이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기조에 따라 이 요금은 향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돌아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권혁민 전경련 산업전략팀장은 "이번 전기요금 개편은 연료비 연동제 도입으로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기후·환경 요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산업계에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권 팀장은 "특히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살얼음판과도 같은 상황에서 이런 경영 부담까지 더해지면 기업들로선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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