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서 조롱·비아냥…
말실수 넘어선 ‘정치권 舌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어삼킨 2020년, 정치인들이 빚어낸 설화(舌禍)는 마스크를 뚫고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압도적인 수의 국회 의석을 집어삼킨 여당과 정부의 ‘말’은 둔한데다 오만하기까지 했다. 이를 견제해야 할 야당은 말은 많았지만 쓸 말이 없었고, 그러다보니 무리수가 적지 않았다. ‘여빵야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아파트가 ‘빵’이라면”, 야당의 ‘입’인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의 “문재인 정권은 ‘귀’태” 발언은 올해 정치권의 설화를 요약한다. ▶관련기사 6면
특히 많았던 것은 정부·여당 인사들의 설화인데, 단순 말실수가 아닌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정책의 실패로 인한 성난 민심에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가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여권 내에서도 중요한 국면마다 설화에 휘말려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일이 반복된다며 한탄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지난 4일 개각에서 교체가 확정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 여당의 설화는 유독 부동산에 집중됐다. 정부와 여당이 주거 문제와 관련해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책 실패를 둘러대고 과거정부 탓, 시장 탓 하다가 빚어진 논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었던 추미애 장관발(發) 논란도 많았다. “소설을 쓰시네”가 단적이다. 고위공직자의 품위는 물론이고 공개석상에서 삼가야 할 조롱성, 비아냥성 발언이었다.
과거와 달리 ‘막말’이나 ‘음담패설’로 인한 논란은 드물었지만 성인지 감수성이 결핍된 논란 발언은 있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당사자였다. 여당 소속 지자체장의 성 비위로 치러지게 된 내년 재보궐 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인지(감수성)에 대해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균형감각 부족, 정부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옹호와 비판, 소속당 감싸기 등 관료와 정치인들의 자질 문제와 함께 현실 인식 부족, 왜곡된 여론 전략 등을 문제로 꼽았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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