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울산ㆍ경북 순으로 인권 침해 심각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가 ‘꿈과 끼’가 있는 학교를 지향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느끼는 인권침해 수준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연합체인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9월15일부터 10월4일까지 세종시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ㆍ도 교육청 내 중ㆍ고등학교 학생 58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전국 학생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학생들에게 최근 1년간 교사에 의한 체벌을 직접 당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손발이나 도구를 활용한 체벌’의 경우 ‘자주 또는 가끔 있다’고 답한 학생이 45.8%에 달했다.

‘앉았다 일어서기’ 등 기합성 체벌의 경우는 ‘자주 또한 가끔 있다’고 답한 학생이 60%에 이르렀다.

또 학생들의 92.7%는 두발규제가 학업 성적 향상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머리와 복장을 학생 자신의 자율적 선택에 따라 개성 있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후학교나 보충수업, 야간학습 등에 대한 강제가 ‘자주 또는 가끔 있다’고 답한 학생은 53.9%로, 원치 않는 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휴대전화의 소지 자체를 불허하는 것은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한 바 있지만,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당한 경험이 ‘자주 있다’고 답한 학생이 69.5%에 달했고, ‘가끔 있다’고 답한 학생까지 합하면 76.8%에 이른다.

교칙의 제ㆍ개정 과정에 학생의 의견이 잘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 학생은 33.1%,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학생은 37.2%를 보여 70.3%에 달하는 학생이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소한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도 벌점이 부과된다고 답한 학생이 50.2%, 벌점이나 상점을 무기로 학생을 협박한다고 답한 학생이 49.9%, 교사와 학생 사이가 멀어진다고 답한 학생이 41.4%로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상벌점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학생인권에 관한 교육을 학교에서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11.6%에 불과했으며,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한 학생도 36.0%에 달해 인권교육의 경험 자체가 없거나 있었더라도 매우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인권침해 항목을 점수화했을 경우, 대전, 울산, 경북, 부산, 인천이 학생인권침해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꼽혔다.

조영선 전교조 학생인권국장은 “학교 현장에서 인권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는데, 이번 실태 조사의 실제 결과를 보면 인권 침해가 여전히 심각하다”며 “특히 지역에서는 80년대 학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국장은 “조사에서 지역별 과제를 제시해 새 교육감들에게 지역 학생들의 바람이 뭔지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며 “특히 경북의 경우 강제학습으로 인한 억압성과 학생 자살 간 연관성에 주목해 교육청과 교육부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