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상속세 11.4조…“과도한 세율” 논란
韓 상속세,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상속세 개편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주식 상속에 따른 상속세가 역대 최고액인 11조4000억원 규모로 확정된 후 과도한 세부담이 건전한 경영권 승계조차 가로막고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상속세 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021년도 예산안 예비심사 보고서에서 상속세 전반에 대한 합리적 개선을 검토하라는 내용의 부대의견을 채택했다.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기업가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정기국회 부대의견으로 상속세 개선 방안 검토 요청이 있어 올해안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용역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는 모르는 상황에서 상속세율을 낮춘다는 섣부른 판단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세율 인하에 대해선 많은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규정한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우 이 회장의 주식 지분가치에 최대주주 할증률 20%,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 공제율 3%를 차례로 적용해 주식 분 상속세액이 약 11조400억원으로 확정된 바 있다.
또 각종 공제를 제외한 뒤 상속받는 금액(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으면 최대주주 지분일 경우 20%를 할증(+10%포인트)해 최고세율은 사실상 세계최고 수준인 60%가 된다.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 비중도 0.4%(2018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1%)보다 4배나 높다.
통상 상속세가 낮은 국가는 높은 소득세로 조세형평성을 맞춘다. 예를들어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는 상속세는 ‘0’이지만 소득세 최고세율이 55%에 달한다. 올해부터 10억원 이상 소득에 대해 45%까지 적용하기로 한 우리보다 10%포인트(p) 더 높다. 하지만 ‘소득세+상속세’ 합산세율로 따져보면 오스트리아는 55%인 반면 한국은 105%다. 따라서 부모가 재산을 형성하면서 높은 소득세를 납부했음에도 납세 후 남은 재산에 또 한번 50%의 상속세를 내라고 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지적이다.
일본 등 OECD 16개 회원국들은 상속세를 ‘유산취득세’ 형태로 부과해 상속세 부담을 낮추고 있다. 이는 상속자산 전체가 아닌 상속인이 받는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 구간에 해당하는 30억원을 초과해도 유족 여러 명이 나눠 각자 30억원 이하를 물려받으면 최고세율을 피할 수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와 비교해도 과도한 측면이 있으며 세금으로 기업 투자 환경과 경영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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