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작업 예정대로 진행…FI 측은 드래그얼롱 권한 행사 방침

향후 두산그룹 유동성 마련 과정에서 주요 변수 가능성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중국 시장 맞춤형 제품으로 새롭게 선보인 신형 6톤급 휠 굴착기.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중국 시장 맞춤형 제품으로 새롭게 선보인 신형 6톤급 휠 굴착기.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대법원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 관련 최종심에서 사실상 두산인프라코어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두산그룹 측도 한시름 놓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오딘2 유한회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두산을 상대로 낸 매매대금 등 지급 청구의 소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날 대법원은 “동반매도요구권을 약정한 경우 상호간에 협조의무를 부담한다”면서도 “협조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민법상의 ‘신의성실에 반하는 방해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는 “3년 안에 중국 증시에 DICC를 상장해서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며 FI들에게 두산인프라 중국법인(DICC) 지분 20%를 넘기고 3800억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계획했던 기업공개(IPO)가 제때에 성사되지 못하고 DICC 매각 작업도 최종 무산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FI 측에서는 “DICC 매각 추진 당시 인수 희망자에게 보여줄 내부 자료를 요청했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자료 공개 범위를 축소해 제공했고, 동반매도청구권 권한을 행사했음에도 (두산 측이) 지분 매각에 비협조적이었다”면서 소송전에 들어간 바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한시름 놓은 두산그룹은 예정대로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문(약 8000억원 예상) 매각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측도 차질없이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지난달 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가 원칙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분담하는 금액에 대해서도 두산중공업이 부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해당 소송건은 기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미 알고 있던 사안인 만큼 이로 인한 일정 변경은 없을 것”이라며 “예정대로 이달 말 중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늦어도 오는 31일까지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4개월 안에 거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면 올해 상반기 중 거래가 마무리된다. 다만 1차로 2개월을 연장할 수 있고, 양측이 합의하면 2개월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FI가 보유하고 있는 동반매도청구권 조항 관련 향후 추가 행사 여부도 주목된다. FI 측은 곧바로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다시 실사 작업 등을 거쳐 DICC 지분 100%를 제 3자에게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DICC는 인프라코어의 주력 계열사로 분류된다. 두산 측 입장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FI의 지분을 되사와야 하기 때문에 향후 유동성 마련 등에 있어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